100세시대 동반자…건강기능식품 제대로 알기
인삼류 고혈압 · 각혈에 부작용 초래 심장박동 빨라질땐 즉시 복용중단 임산부 보조제도 의사지시 따라야
질병예방 · 치료 의약품과는 큰 차이 정해진 섭취량·주의사항 꼭 확인을
#1. 전업주부 권재희(가명ㆍ47) 씨는 매일 홍삼을 잊지 않고 챙겨 먹는 홍삼 마니아다. 그가 홍삼을 먹기 시작한 것은 만성 피로감에 시달리던 1년 전부터다. 권 씨는 홍삼을 먹고 난 뒤부턴 만성피로는 물론 겨울철이면 늘 붙어 다니던 감기도 싹 사라졌다. 권 씨는 언제든지 홍삼을 먹을 수 있도록 집 냉장고에 홍삼 팩 20~30여개 정도를 비치하고 있다.
#2. 접대 술자리가 잦은 회사원 박진수(가명ㆍ52) 씨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좋지 않은 경험을 갖고 있다. 건강을 챙기기 위해 아무 생각 없이 음료처럼 즐겨 먹던 헛개 성분의 건강기능식품이 오히려 간 기능에 악영향을 줘 한동안 병원 신세를 졌던 것. 박 씨는 요즘도 건강기능식품 얘기만 나오면 손사래부터 친다.
건강 100세 시대를 맞아 간편한 복용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이 화두다. 명절 선물은 물론 각종 기념일 선물로도 건강식품은 인기 상한가다. 건강기능식품은 홍삼, 비타민, 오메가3, 프로바이오틱스, 프로폴리스, 블루베리, 아사이베리, 로열젤리, 글루코사민, 클로렐라 등 수천종에 달한다. 거래량이 연간 3조원 안팎에 달할 만큼 건강기능식품시장 외형도 크다.
하지만 높은 인기에 비해 건강식품을 제대로 알고 먹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건강기능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실제로 오남용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알고 먹으면 약, 모르고 먹으면 독이라는 건강식품에 대해 알아봤다.
▶알고 먹으면 약, 모르고 먹으면 독?=건강식품은 건강증진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기능과 부작용, 먹는 사람의 체질 등을 꼼꼼히 살피지 않은 채 무턱대고 먹는다면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 건강기능식품이 체질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우선 건강기능식품 중 가장 인기 높은 인삼과 홍삼 등은 성질이 따뜻하고 단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홍삼과 인삼은 피로회복이나 원기보호, 근육운동, 면역강화 등에 아주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홍삼과 인삼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몸이 차거나 허약체질엔 효과를 발휘하지만 몸이 뜨거운 사람에겐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몸에 열이 많고 혈압이 높은 사람, 코피를 자주 흘리거나 각혈을 하는 사람 등은 인삼류를 먹어선 안 된다. 이 같은 사람들은 인삼류를 소량 섭취해도 머리가 아프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꿀이나 로열젤리도 신체의 저항력을 길러 주고 내분비기능을 활성화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인기다. 하지만 몸에 열이 많거나 목이 자주 마르는 사람이 먹으면 입이 마르고, 두통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열이 얼굴 위로 올라와 가슴이 답답함을 호소하는 부작용 사례도 있다. 술을 많이 마셔서 설사하는 사람도 꿀이나 로열젤리를 먹지 않는 게 좋다. 홍삼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 건강기능식품으로 자리매김한 비타민도 잘 알고 먹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비타민A, 비타민D 같은 지용성 비타민뿐 아니라 비타민B3 같은 수용성 비타민도 많이 복용하면 독성 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잉 복용시엔 간장대사를 방해하거나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의사ㆍ약사 상담 후 제품 선택하고 복용법 지켜야=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 원료나 성분 등을 이용해 건강유지, 건강증진, 체질개선, 식이요법, 체력강화 등에 효과적인 식품이다. 질병 예방이나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식품처럼 건강기능식품을 무계획적으로 선택하고 복용해선 안 된다. 건강기능식품은 일반 식품과 달리 적절한 섭취량이 따로 있다. 건강기능식품에 들어있는 특정 성분이 자칫 음용자의 건강에 유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일 섭취량과 섭취 방법, 주의사항 등을 잘 확인하고 지켜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은 과량 섭취했다고 효과가 커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확한 몸의 상태를 진단해 내는 것이 우선이다.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과 함께 먹었을 때 화학적인 약물성분 상호작용으로 인해 기능성이 위축될 수 있다. 특히 수술을 앞둔 환자나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임산부 등은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상담한 뒤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고 복용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 구매할 때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인정한 ‘건강기능식품’ 표기를 확인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유통경로나 유통기간 등의 정보 확인도 중요하다.
최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