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 담배에 대한 오해와 진실
식사때 곁들이는 반주 되레 소화기능 저해 음주전후 약복용, 간에 부담…두통 유발도 위장약·보리차등도 덜 취하는데 도움 안돼
흡연과 스트레스 해소 상관관계 전혀 없어 순하고 가는 담배도 체내 니코틴은 그대로
술ㆍ담배가 건강에는 ‘백해무익’이라고 아무리 강조해도 사람들은 “에이, 그래도 반주 정도는 소화가 잘되잖아”, “담배가 그래도 스트레스는 줄여주지”라며 좀처럼 술ㆍ담배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갑오년 ‘청마의 해’를 맞아 술ㆍ담배와 관련한 잘못된 상식을 알아보고 술ㆍ담배를 줄이고 끊는 방법을 소개해본다.
▶술이 소화를 돕는다고요? 술에 대한 잘못된 상식들=식사와 함께 반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흔히 펴는 논리는 ‘술은 소화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술은 간에 독소를 남겨 소화 기능을 저해한다. 미량이라면 별 상관이 없겠지만 식사를 하면서 많은 술을 마시면 소화불량을 일으키기 쉽다. 도리어 소화를 방해한다는 것.
양주, 중국술 예찬자들의 주장 중에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시면 뒤끝이 깨끗하다’는 것도 있다. 하지만 숙취는 술의 도수보다 알코올 흡수량과 관련이 깊다.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아세트알데히드의 양에 따라 숙취가 생기기 때문이다. 도수 높은 술을 마신다고 숙취가 없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술 마시고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간이 튼튼하다? 술을 많이 마셔도 된다’는 말도 있다. 술을 분해하느라 얼굴이 붉어진다는 논리다. 하지만 의학전문가들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 효소가 선천적으로 결핍돼 있거나 부족한 사람에게 안면 홍조 현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고 말한다. 따라서 술 몇 잔만 마셔도 곧바로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특히 과음을 피하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고도 약은 빠뜨릴 수 없다며 꼭 챙겨 먹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음주 전후에 약을 복용하면 간이 알코올과 약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므로 이중 부담을 안게 되므로 절대 금해야 한다. 약은 MEOS(마이크로좀 에타놀산화계)가 작용하는 효과를 일으켜 두통이나 혈압 상승 등의 이상을 야기할 수 있다.
술꾼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해장술’이다 숙취를 술로 풀 수 있다며 마시는 술이지만 해장술은 뇌의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일시적으로 숙취의 고통을 잊게 해주는 것일 뿐 마실수록 몸을 더 망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술에 위장약ㆍ오이ㆍ보리차 등을 타서 마시면 술에 덜 취한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알코올 도수를 한 단계 낮춰 독한 자극만 덜하게 할 뿐이지, 알코올의 작용을 둔화시키진 못한다. 오히려 위장약 종류는 위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위에서의 알코올 활동을 더욱 촉진시킬 수도 있다.
▶담배가 스트레스를 줄여준다고요? 담배가 스트레스예요=담배를 피우는 가장 많은 이유 중의 하나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다. 하지만 담배는 스트레스를 줄여주지 않는다. 담배를 피우면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 등의 성분 때문에 일시적인 각성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스트레스 해소와는 전혀 무관하다.
오히려 담배에 중독되면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욕구가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담배를 피움으로써 ‘담배 피우고 싶다’는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을 기존에 다른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으로 착각하면서 생긴 오해다.
건강을 생각한다며 순한 담배나 가느다란 담배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니코틴이나 타르의 함량을 줄인 담배를 피우면 건강이 덜 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순한 담배를 피우면 혈액 내 니코틴의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담배를 더 자주 피우거나 폐 깊숙이 들이마시게 돼 체내에 니코틴은 전혀 줄어들지 않으면서 담배 비용만 늘어나게 되기도 한다.
담배를 피우면 살이 빠진다는 말도 있다. 니코틴이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중추신경을 조절해 체중을 줄이고 대변을 잘 보게 해주기 때문에 살이 빠진다는 논리다. 담배를 끊으면 일시적으로 몸무게가 증가하기도 한다며 이를 신봉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복부 비만이 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담배를 끊으면 일시적으로 살이 찌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몸의 기능이 정상화되고 음식을 조절하면서 운동을 충분히 하면 건강하게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