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위협하는 기호식품…

올해부터 학교 매점과 어린이 기호식품 우수 판매업소에서는 ‘에너지드링크’와 같은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를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정부가 과자ㆍ빙과류ㆍ청량음료ㆍ빵ㆍ초콜릿 등 어린이 기호식품에 대한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의무화하고 단속을 강화하기로 한 조치의 일환이다. 이름 모를 불량 기호식품들이 버젓이 진열돼 아이들을 유혹하고 있는 초등학교 주변 상점들만 둘러봐도 정부의 이런 조치는 쉽게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기호식품’이란 인체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영양소 공급을 하지 않고 대부분 심리적ㆍ생리적 욕구 충족에 이용되는 식품들을 말한다. 짧은 순간 혀끝을 스치는 그 즐거움을 절제하지 못한다면 알게 모르게 습관 또는 중독을 일으켜 건강을 해친다.

‘기호식품’의 위협에 성인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인 기호식품으로 꼽히는 커피의 카페인 성분은 의존성을 키워 중독을 일으킨다. 식후 곧바로 소화제처럼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카페인 의존성을 의심해볼 만하다. 커피를 먹지 않으면 소화가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중독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카페인이 성분이 맞지 않은 체질도 있다. 한의학박사 한동하 원장은 “소량의 카페인만으로도 심장이 심하게 뛰고 손이 떨리는 수전증도 있거나 불면증을 일으킨다면 커피 외에도 카페인 성분이 함유된 녹차나 홍차 또한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이를 무시하고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에는 더 예민해지고 신경질적인 면모를 보인다. 한의학적으로 위장 기능이 약한 소음인 체질은 카페인 성분이 몸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식후 커피는 또한 철분 흡수를 방해한다. 커피에 함유된 ‘타닌’ 성분 때문인데, 철분과 함께 착화합물을 만들어 흡수를 방해하고 단백질을 침전시켜 소화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달콤한 맛과 선명한 색에 이끌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찾게 되는 ‘아이스크림’도 되도록 피해야 할 기호식품이다. 일단 식품 첨가물이 문제다. 석유의 벤젠ㆍ크실렌ㆍ톨루엔ㆍ나프탈렌 등에서 뽑아내는 화학 색소인 타르 색소가 가장 흔히 이용된다. 이런 색소를 과다 섭취할 경우 내분비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기호식품의 위해성에도 사람들은 별로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는다.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기호식품을 무분별하게 섭취하는 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혈관 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혈관은 약 70%가 막혀야 증상이 나타난다. 때문에 혈관 질환은 ‘무증상 시한폭탄’ 혹은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불리는데, 문제가 생겼을 때는 손쓰기 어려운 상황일 때가 많다.

한 원장은 “보통 혈관 질환을 기름진 음식을 주의하면 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름져 보이지 않는 커피도 매일 적정량 이상을 마시면 오히려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상승시켜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