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익산센터 엔지니어 최송이 프로
상담사로 출발…휴대폰 엔지니어 변신
섬세한 수리 응대로 입소문, 단골까지
작년 ‘모범사원상’…딸, 남편 응원에 힘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처음에는 ‘여자 엔지니어 처음 본다’, ‘여자 분이 엔지니어도 하냐’ 등 신기하다는 반응이었죠”
삼성전자서비스 익산센터에서 근무 중인 최송이(29) 프로는 제품 수리를 하러 찾아온 고객들의 첫 반응을 이렇게 회상했다. 처음에는 여성 엔지니어를 낯설어 했지만 지금은 최 프로를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유쾌한 담소를 곁들인 최 프로의 섬세한 응대가 금세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3월 휴대폰 엔지니어로 첫 발을 내딛은 최 프로는 3년 만인 지난해 11월 ‘모범 사원상’을 수상했다. 어르신 고객들 사이에서는 “최 프로 때문에 삼성폰을 쓴다”는 말이 나올 만큼 전북 익산 최고의 삼성 휴대폰 엔지니어로 인정받고 있다.
최 프로는 수리를 시작하기 전에 다짜고짜 ‘어떻게 오셨어요?’, ‘어디가 고장 났어요?’라고 묻기보단 ‘날씨가 많이 춥죠?’, ‘어디서 오셨어요? 너무 오래 걸리진 않으셨나요?’ 같이 가벼운 질문부터 건넨다.
최 프로는 “가벼운 담소로 어색한 분위기를 풀면 고객도 평소 궁금했던 것을 편하게 물어보신다. 그러다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원인을 발견해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최 프로의 남다른 고객 응대는 과거 상담사로 근무했던 경력이 큰 도움이 됐다. 최 프로는 처음부터 엔지니어가 아니라 2015년 삼성전자서비스 익산센터 상담사로 일을 시작했다. 7년차에 접어든 2021년 ‘휴대폰 엔지니어로 직무를 변경할 임직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휴대폰 엔지니어에 새롭게 도전한 최 프로는 처음엔 휴대폰의 난해한 증상들을 점검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전화 송수신이 잘 안 된다’, ‘스마트폰이 느려졌다’ 같은 증상이 대표적이었다.
최 프로는 “대부분 제품의 문제가 아니어서 어떻게 설명을 드려야 할지 고민이 컸다”며 “그럴 땐 경험 많은 선배들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선배들이 유사한 사례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옆에서 열심히 보고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최 프로의 또 다른 고민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다. 20대초반 결혼한 최 프로는 2019년 딸을 얻었다. 워킹맘인 그는 아침 일찍 일어나 딸을 씻겨 유치원에 보낸 뒤 회사로 출근한다. 퇴근하면 다시 딸을 데리러 가야 한다.
직장에서는 엔지니어로 인정받고 동시에 가정에서는 딸에게 충실한 엄마가 되고 싶다는 최 프로는 그만큼 고되지만 딸과 남편의 응원은 물론 직장 동료들의 배려에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최 프로는 “일과 가정 모두를 챙길 수 있는 건 저 혼자만의 능력이 아니라 주변에서 도와주는 동료들 덕분”이라며 “익산센터 동료들이 아이 등·하원을 도맡아 하고 있는 저를 많이 배려해 업무 스케줄도 맞춰주고 있어 항상 고마울 뿐이다”고 말했다.
어느 덧 엔지니어 4년차에 접어든 최 프로의 다음 목표는 ‘CS 달인’이 되는 것이다. CS 달인은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연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최상위 0.3%의 엔지니어를 선발하는 제도다. 최 프로는 “아직은 부족함이 많아 더 열심히 해야 하지만 최선을 다해 CS 달인에 선정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