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합병 선행조건, 딜 윤곽 필수

PE 손잡은 LCC 잠재인수후보 물망

매물 가치 높이는 '사업 희소성'

딜 클로징 손꼽혀…아시아나 화물 매각 완주 ‘주목’ [주간 ‘딜’리버리]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거래 종결이 기대되는 매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가 떠올랐다. 현재 시장에 잠재 매물은 쌓여 있으나 경제 불확실성 탓에 매도인과 매수인의 눈높이 격차는 벌어지고 거래 종결이 귀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선행 조건으로 화물사업부 매각을 내건 만큼 거래 완주 가능성은 높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 UBS는 지난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인수후보에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와 화물 전용 항공사 에어인천 등이 IM을 수령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딜은 법인 매각이 아닌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후 매각) 형태로 제주항공과 에어인천처럼 항공화물운송 사업 면허를 보유한 곳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려면 기존 화물 사업 기반을 가진 곳이 인수 의지를 유지할 가능성도 크다. 물론 매도자 측에서는 면혀 보유 여부보다는 자금 조달 방안과 향후 사업 계획을 통한 운영 역량을 중점적으로 검증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제주항공 행보에 주목하고 있으나 아직 자금 조달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단계는 아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도 잠재 인수후보로 언급되지만 변수는 있다. 티웨이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일부 노선 이관을 준비 중이며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노선 이관 가능성을 살피는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입장에서 주요 도시 여객 노선을 넘겨줄 항공사에 화물사업부까지 매각할 경우 경쟁 제한을 우려할 수 있다"며 "한 곳에 주요 사업을 한꺼번에 넘기는 의사결정은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13일(현지 시간) 유럽당국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자 대한항공은 속도감 있게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합병 후 발생할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유럽당국에 약속한 의무 조항이다. 최종 승인을 위한 의무 이행을 고려하면 올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의 거래 종결 가능성은 높다.

적정 매각 가격은 5000억~7000억원으로 언급된다. 잠재인수후보 대부분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주요 주주로 두고 있어 자금 조달 능력은 갖췄다.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 에어프레미아는 JC파트너스, 에어인천은 소시어스프라이빗에쿼티가 지배주주다. 제주항공은 모회사 AK홀딩스를 통해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접점을 유지하고 있으며 티웨이항공은 JKL파트너스를 2대주주로 확보한 상태다.

아시나아항공 화물 사업부는 팬데믹 당시 매출액 3조1493억원으로 전체 매출 기여도 73%를 기록했다. 작년 잠정 실적 집계에 따르면 매출액 1조6079억원, 비중 25%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경우 희소성이 매물 가치를 높이는 요소"라며 "사업면허 등 진입 장벽이 있어 항공사업 경험이 없는 전략적투자자(SI)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