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장 순항미사일 추구…러 칼리브르와 용도 유사”
러 칼리브르, 수상함·잠수함·항공기 등 발사 가능 모듈화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올해 들어 순항미사일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북한이 근거리 정밀타격이 가능한 순항미사일을 지상은 물론, 수상과 수중 등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도록 모듈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24일 서해상으로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을 처음 시험발사한 데 이어 나흘 뒤인 28일에는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역시 불화살-3-31형을 발사했다.
북한은 앞서 불화살-3-31형에 대해 신형 전략순항미사일이라고 밝혔는데, 이번엔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SLCM)이라고 주장했다.
불화살-3-31형이 지상은 물론 수중에서도 발사 가능하다고 과시한 셈이다.
실제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잠수함인지 수중 바지선인지 플랫폼은 분명하지 않지만 수중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수면 위로 비스듬히 날아오르는 모습이 확인된다.
발사각을 고려할 때 수중에서 수직발사관이 아닌 어뢰발사관에서 수평으로 발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북한은 불화살-3-31형을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하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29일 “북한 순항미사일의 큰 개념은 핵무장”이라며 “지상과 수상함, 잠수함, 그리고 항공기에서 쓸 수 있는 순항미사일을 개발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러시아의 칼리브르와 용도가 유사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원거리 표적 대량파괴를 위한 탄도미사일에 비해 느리고 폭발력은 떨어지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서 벗어나고 장시간 비행하면서 요격을 피해 근거리 정밀타격이 가능한 순항미사일을 지상과 수상, 수중, 공중 등 다양한 플랫폼에 탑재할 수 있도록 모듈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켜본 뒤 핵추진잠수함과 다른 신형 함선건조사업을 다룬 것 역시 순항미사일을 지상과 잠수함과 함께 핵추진잠수함과 수상함 등에도 활용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불화살-3-31형이 러시아의 칼리브르를 모방했을 것이란 분석도 뒤따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략시설 공격에 활용하고 있는 칼리브르는 다목적 순항미사일로 수상함과 잠수함, 항공기 등에서 발사 가능하며 대함·대잠·대지형으로 모듈화돼 있어 목적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500㎏ 고폭탄 또는 수소폭탄을 장착할 수 있으며 최대사거리는 약 1400~2500㎞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불화살-3-31형 모듈화에 성공한다면 ‘북한판 칼리브르’라는 새로운 위협이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