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 2014년 진출후 상품권 유통
매출과 연동…발행량도 꾸준히 늘어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한국에서 만든 상품권이 해외에서 유통된다고?’
국내 유통사의 상품권이 해외에서 유통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신세계·롯데 등 대형 유통회사가 앞다퉈 해외 진출을 하는 상황에서 오직 롯데백화점의 상품권만이 해외에서 유통된다는 것도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17일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백화점은 최근 베트남 상품권 제작을 의뢰했다.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가운데 해외에서 상품권을 유통하는 기업은 롯데 뿐이다. 롯데 상품권은 베트남 외에도 인도네시아에서도 유통된다. 두 나라 모두 롯데가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는 곳이다.
특히 베트남 상품권 발행량이 상대적으로 많다. 롯대백화점은 지난 2014년 베트남 하노이에 입점한 뒤 백화점 상품권을 유통하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상품권 발행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낯선 상품권은 한국식 소비 문화를 전파하려는 롯데의 포석 중 하나다. 롯데백화점이 2019년 롯데카드 베트남 현지법인 롯데파이낸스와 함께 백화점 카드를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20년~2021년 코로나19 기간 크게 줄었던 상품권 발행량은 엔데믹이 선언된 작년부터 급증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상품권 발행량은 롯데백화점과 마트 등 매출과 연동 된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베트남에서 10만동(한화 5370원), 50만동(2만6850원), 100만동(5만3700워)의 상품권을 발행 중이다. 종류는 판매용과 증정용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루피아’ 단위로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상품권 발행의 가장 큰 이유는 상품권 자체로 매출을 올리고, 제품 판매 전 현금을 미리 받기 위해서다. 기존 고객을 묶는 락인효과(lock in) 효과는 덤이다.
다만 국내와 달리 베트남에서는 상품권이 ‘현금성 유가증권’보다 ‘할인 쿠폰’으로 인식된다. 실제 베트남 롯데백화점은 200만동 이상 제품을 구입한 영수증을 제시하면 10만동의 상품권을 제공하는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국내의 ‘할인쿠폰’ 개념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백화점 앞에서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는 ‘상품권 깡’도 없다.
상품권은 위조 문제가 있어 한국조폐공사에서 제작한다. 2014년 롯데백화점에서 첫 베트남 상품권 주문을 받은 당시를 기록한 한국조폐공사의 기록도 있다. 한국조폐공사 따르면 롯데 백화점은 당시 “싸고 좋고 빠르게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했다. 한국 상품권과 베트남 상품권의 도안이 비슷한 것도 제작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마지막 도안을 롯데백화점에 보내기전 ‘베트남 성조’ 표기 방법이 잘못 돼 수정절차를 거쳤다는 후문도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