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날씨가 추워지면서 소변보는 것을 힘겨워하는 남성들이 많아지고있다. 기온이 내려가면 우리 몸의 전립선 및 요도가 수축되면서 각종 배뇨장애가 심해진다. 남성의 경우 겨울철 배뇨장애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전립선비대증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소변보기가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60대 남성의 60% 이상이 경험하는 흔한 질환으로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증가하는데, 특히 겨울철에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된다. 증상으로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긴박뇨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은 잔뇨감 ▲소변이 중간에 끊기는 단축뇨 ▲소변줄기가 가는 세뇨 ▲뜸을 들여야 소변이 나오는 지연뇨 ▲밤에 깨서 소변을 봐야 하는 야간뇨 등이 나타난다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겨울철 소변보기가 힘든 이유는 감기약 복용과도 연관성이 있다. 날씨가 추우면 감기에 걸리기 쉬운데 시중에 파는 상당수의 감기약에 포함된 항히스타민과 에페드린 성분이 방광근의 수축을 방해하거나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요도를 조인다. 이로 인해 배뇨기능이 감소되어 소변을 전혀 볼 수 없는 급성요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 환자라면 감기약 복용시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연말 술자리도 전립선비대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과도한 음주는 소변량을 갑작스럽게 증가시켜 방광의 급성 팽창으로 전립선에 과부하를 일으킨다. 이는 배뇨장애로 이어지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 환자라면 연말에 잦은 술자리도 주의해야 한다.
전립선비대증에 대한 치료는 약물과 수술, 비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초기에는 대부분 약물치료를 하는데, 약 효과가 없거나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 있는 경우, 복용하는 약이 많은 고령 환자의 경우라면 다른 치료를 고려한다. 이때 시행하는 시술 중 하나가 바로 전립선동맥색전술(PAE)이다.
전립선동맥색전술(PAE)은 전립선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하는 전립선동맥의 혈류를 차단시켜 전립선을 굶겨서 크기를 줄이는 시술이다. 다이어트를 할 때 제일 먼저 고려하는 식사량 줄이기와 비슷한 원리로 이해하면 된다. 국소마취와 최소절개로 시행하며 전립선 조직을 절제하지 않기 때문에 요도와 방광 같은 주변 조직의 손상이 없어 요실금, 발기부전, 역행성 사정과 같이 수술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없다.
특히 환자가 오전에 내원해 시술받고 오후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른 것도 장점이다. 그래서 전립선동맥색전술은 약 효과가 없거나 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 수술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 염려되는 환자들이 많이 선택한다. 시술은 혈관조영술을 다루는 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의사가 한다.
서울88의원 전립선클리닉 최원석 원장은 “전립선비대증의 가장 큰 문제는 배뇨장애로 인한 삶의 질 저하와 우울감”이라며 “증상이 의심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내원해 정밀검사 및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