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결혼도 출산도 기피하는 현상이 늘자, 한 농촌 마을에선 미혼 남성의 짝을 찾아주면 '소개비' 18만 원을 주겠다고 나섰다. 중국의 이야기다.

25일 중국 화상보 등 현지 따르면 산시(陝西)성 바오지시 웨이빈구 스구전 샹자좡촌위원회는 최근 마을 내 미혼 남성이 결혼하면 배우자 감을 소개한 사람에게 1000위안(약 18만2000원)의 '소개비'를 주겠다고 내걸었다.

위원회는 "갈수록 증가하는 마을 미혼 청년의 결혼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내년 1월부터 3년간 시범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의 한 간부는 "243가구에 상주인구가 1000여 명에 불과한 소규모 농촌이지만, '선진 기층 당 조직' 등의 명예 칭호를 받는 등 살기 좋은 마을"이라며 "마을 청년들의 결혼 성사를 위해 마을이 직접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선 특이한 사례는 아니다. 앞서 허난성 자오쭤시 우즈현 차오좡촌위원회도 올해 초 마을 내 28세 이상 미혼 남성의 배우자를 찾아주는 중매자에게 1000 위안의 사례비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지난 5월 이 마을의 한 남성이 결혼하면서 중매자가 사례비를 받았다.

현재 중국 당국은 출산 장려금을 지원하고 대학 입시와 주택 구입 우대 혜택, 출산 휴가 확대 등 다양한 출산 장려책을 내놓고 있지만, 젊은 층 사이에 출산은 물론 결혼 기피 풍조가 확산, 사회 문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작년 초혼자 수는 1051만7600명으로, 역대 최저였던 1년 전보다 106만명 감소했다. 초혼자 수가 1100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8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37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신생아 수는 956만명에 그쳐 1949년 이후 7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1000만 명을 밑돌았다. 신생아의 지속적인 감소로 인해 지난해 중국 전역에서 유치원 5610곳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