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어 2연속 동결…‘물가 지속 하락·국채 高금리로 긴축’ 동결 배경

시장 조기 피벗 기대감 ↑…10년물 美 국채 ‘뚝’·국제 유가 ↓

나스닥 1.64%↑…다우 0.67%·S&P500 1.05% 상승

“코스피·코스닥 반등, 外人 엑소더스 현상이 발목 잡을 수도”

‘예상보다 덜 매파’ 파월에 환호한 美 증시…코스피 2300선 안착 가능? [투자360]
[AFP,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시장 전망 대로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당장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는 발언을 하지 않은 것에 주목하면서 미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일제히 상승했다.

미 장기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국제 유가까지 떨어지는 등 잇따른 호재가 최근 연초 수준까지 떨어진 국내 증시에 반등 모멘텀을 줄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7월 이어 2연속 동결…‘물가 지속 하락·국채 高금리로 긴축’ 동결 배경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연준은 1일(현지시간) 종료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5.25~5.50%로 유지키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지난 7월에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 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은 뒤 9월에 이어 다시 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연준이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9월 3.7%를 기록하면서 하락세를 계속하고 있고, 9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 대비 4.1%로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 연준의 금리 동결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고공 행진하면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 필요성도 줄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국채 금리의 상승에 따른 금융 긴축이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과 효과 면에서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파월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장기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금융 여건이 긴축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낮추는 과정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국채 수익률 상승이 추가 금리 인상을 제한할 수는 있지만, 장기 금리가 지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경우에만 그렇다. 위원회는 금리 인하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언급하면서 ‘매파’ 본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장 조기 피벗 기대감 ↑…10년물 美 국채 ‘뚝’·국제 유가 ↓

다만, 월가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과거에 비해 파월 의장의 발언이 ‘예상보다 덜 매파적 동결’이란 평가에 힘을 실었다.

시장에서는 올해 마지막 12월 FOMC에서도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0.2%,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19.8%에 그쳤다.

내년 6월까지 기준금리가 현 수준보다 인하될 가능성은 67.6%에 달했다. 이는 전날의 50% 수준에서 더 늘어난 것이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필요성을 파월 의장이 재차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조기 ‘피벗(pivot·금리 인하)’ 기대감은 더 커진 셈이다.

그동안 급등으로 인해 주식 등 ‘위험 자산’ 회피 현상에 기름을 끼얹었던 미 장기 국채 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19bp 이상 하락한 4.73%를, 30년물 국채금리는 17bp 이상 밀린 4.92%를, 2년물 국채금리는 14bp 이상 떨어진 4.95%를 나타냈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17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2년물 금리는 지난 1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유가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동결과 재고 증가 소식에 하락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58센트(0.72%) 하락한 배럴당 80.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8월 2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가는 지난 9거래일 중에서 7거래일간 하락했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8센트(0.22%)에 불과해 산유국들의 감산에 따른 올해 상승분을 모두 되돌렸다.

나스닥 1.64%↑…다우 0.67%·S&P500 1.05% 상승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1.71포인트(0.67%) 오른 33,274.5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4.06포인트(1.05%) 상승한 4,237.86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10.23포인트(1.64%) 뛴 13,061.47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융 환경의 긴축을 인정했다는 점은 주목할 부문이며, 이로 인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TBH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메릴은 “내가 가장 주목한 부문은 연준이 더 긴축된 금융과 신용 환경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강력한 경제활동을 목격하고 있다는 점이다”며 “따라서 그들은 현재 금리가 있는 곳에서 더 많은 효과가 나타나길 바라고 있으며, 이 때문에 그들은 더 오래 중단해 그러한 누적된 금리인상의 효과가 나타나길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파월은 결코 자신들이 동결 중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X의 다마닉 단테스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최근 채권 수익률 상승을 고려할 때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작아졌으며 물론 인플레이션을 계속 낮추기 위해 추후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9월 이후 더 긴축적인 금융환경이 연준의 목표를 일부 달성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코스닥 반등, 外人 엑소더스 현상이 발목 잡을 수도”

국내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를 비롯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발(發) 훈풍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도 온기를 불어 넣을 수 있을지 여부다.

특히 관심사는 최근 2300포인트 고지를 오르내리고 있는 코스피 지수가 미 연준의 기준 금리 동결에 따른 매크로적 호재와 미 증시 상승세를 반등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여부다.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는 2277.99까지 떨어지며 투자자에게 충격을 안겨줬지만, 하루 만인 지난 1일 2301.56으로 마감하며 2300선에 하루 만에 복귀한 바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14.90포인트(0.65%) 높은 2,292.89에 개장한 뒤 2,288∼2,312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2,300선을 지키며 장을 마감했다. 전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13포인트(0.43%) 오른 739.23으로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2일 장 초반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각종 호재로 인해 강세로 출발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최근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0.7~1.2% 내외로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미 증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 흐름이 국내 증시에도 이어질 것이란 ‘막연한 기대’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 중순 13조3000억원을 기록했던 외국인의 연초 이후 순매수액 규모는 전일 4조7000억원으로 약 6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각각 9%, 17% 정도나 하락했다”며 “결국 중요한 건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러브콜이 다시 이어지느냐의 여부”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10월 수출 데이터가 우호적으로 나온 건 맞지만 추세적 전환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국내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막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간밤에 ‘매그니피센트 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을 중심으로 미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지만, 실적 발표를 한 여러 기업들의 향후 전망과 제조업 PMI 부진 등은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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