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이상 미취업 청년 21.8만명...'그냥 쉰다' 8만명

청년 취업자는 11개월째 줄었는데 '빈 일자리'는 22.1만개

고학력자 OECD 1위인데, '교통비' 지원에 '중소·비정규직' 갈까

정규-비정규직 임금격차 '역대 최대'...비정규직 3년 만에 감소세

3년째 '그냥 쉬는' 청년 8만명인데, 정부 '이중구조 해소대책' 언제쯤?
청년 취업자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3년째 직업 훈련이나 취업시험 준비, 구직활동, 육아나 가사 등을 하지 않고 그냥 쉰 이른바 ‘니트족(NEET)’ 청년들이 8만명까지 늘었다. 반면 여전히 일손을 구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아 빈 일자리는 7개월째 20만개를 웃돈다. 대-중소기업, 정규-비정규직 간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이들 니트족을 방치할 경우 생산 가능성이 줄어 국가 성장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당초 이달 발표할 예정이었던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방안’을 오는 11월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지난 10일 “이중구조 개선과 관련해선 속도가 더딘 것은 사실”이라며 “(고용부 산하) 상생임금위원회를 중심으로 근로조건 격차 해소, 원·하청 상생방안 등 이중구조 개선 정책방향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원인 등을 유형화하는 작업에 착수,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한 기획재정부도 11월 안에 ‘청년 노동시장 진입 촉진방안(가칭)’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지적이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종 학교를 졸업(수료·중퇴 포함)했지만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청년은 지난 5월 기준 21만8000명이다. 이 중 ‘집 등에서 그냥 시간을 보냈다’는 청년은 8만명으로 36.7%를 차지했다. 3년 이상 장기 미취업 청년 10명 중 4명은 그냥 시간을 보냈다는 의미다. 이렇게 쉬는 이들이 늘면서 청년 취업자 수는 지난 달까지 11개월째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당장 9월에도 청년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8만9000명 감소했고, 15~29세의 인구 감소분을 반영한 고용률도 46.5%로 전년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이들이 ‘그냥 쉬는’ 이유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란 응답이 가장 많을 것이란 게 통계청 추측이다. 이런 추측은 7개월째 20만개 이상 유지하고 있는 빈 일자리가 뒷받침한다. 실제 지난 8월 기준 빈 일자리는 22만1000개를 기록했다. 빈 일자리의 약 70%는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 차지한다. 정부는 중소규모 사업장의 계속된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해 1~2차 대책을 추진했고, 3차 대책에선 지역 노동시장을 가장 잘 아는 지자체와 함께 지역별 맞춤형 지원대책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니트족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인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별 맞춤형 지원대책은 미취업자를 구인 기업과 연계해 통근 차량, 기숙사 임차비를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이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늘리려면 대-중소기업, 정규-비정규직 간 임금·근로환경 격차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8월 정규-비정규직 임금 격차는 역대 최대인 166만6000원까지 벌어졌다. 특히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고등교육 이수율이 가장 높다. 기대 연봉이 높은 ‘고학력 일자리’가 없다보니 우리나라 대졸 청년 고용률은 75.2%로 OECD 38개국 중 31위다. 결국 8월엔 2년 연속 증가하던 비정규직 근로자 수도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