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본고장’에 K-치킨 브랜드 속속 진출

미국 안 가면 손해?…‘K-치킨 열풍’에 美 전용 브랜드까지 [푸드360]
스쿨푸드를 운영하는 에스에프이노베이션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풀러턴에 직영 매장인 ‘아이갓마이 사운드치킨’ 1호점을 오픈했다. 매장 모습. [에스에프이노베이션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한국식 치킨(K-치킨) 브랜드의 미국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와 K-푸드 인기에 따라 현지 수요가 늘자 미국 전용 브랜드를 만드는 업체까지 나오고 있다.

분식업체도 뛰어든 美치킨 시장…왜?

17일 업계에 따르면 분식 프랜차이즈 스쿨푸드를 운영하는 에스에프이노베이션은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풀러턴에 직영 매장인 ‘아이갓마이 사운드치킨’ 1호점을 오픈했다.

에스에프이노베이션에 따르면 해당 브랜드는 미국 진출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현재 한국에 공식 오프라인 매장은 없다. 이 업체는 앞으로 시애틀을 포함, 미국 주요 도시에 직영점과 가맹점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에스에프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저희는 전문 치킨 브랜드는 아니지만 분식에서 판매했던 ‘중독양념 순살치킨’ 등의 메뉴 개발 경험이 있어 식지 않고 타오르는 인기를 보이고 있는 미국 시장에 진출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안 가면 손해?…‘K-치킨 열풍’에 美 전용 브랜드까지 [푸드360]
BBQ의 미국 현지 매장 분포도 [BBQ 미국 홈페이지 캡처]

이들 한국 치킨 브랜드의 미국 진출의 또 다른 특징은 법인을 설립하거나 직영 매장으로 운영하는 직접 진출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간 100억원이 넘는 해외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한국 치킨 브랜드들이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 파트너사와 계약을 맺는 마스터 프랜차이즈(MF) 형태로 운영하는 것과 대비된다.

업계 관계자는 “MF로 운영하면 로열티를 받는 형식인데 구체적인 자체 노하우나 브랜드 기준을 정확하게 지키는지는 본사 쪽에서 직접 챙기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업체가 직접 브랜드를 챙기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정착이 목표로 하는 핵심 시장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직접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가 직접 챙기는 美 시장…프랜차이즈·치킨 종주국

미국 안 가면 손해?…‘K-치킨 열풍’에 美 전용 브랜드까지 [푸드360]
미국 프랜차이즈 전문 매체 프랜차이징닷컴이 발간한 ‘다점포 경영 연간 보고서(2022 BUYER’S GUIDE)’에 따르면 점포 수가 많은 상위 10개 기업이 모두 외식기업이다. [프랜차이징닷컴 캡처]

업계가 미국에 주목하는 이유는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과 달리 미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프라이드치킨의 종주국답게 수요층이 탄탄하다. 북미육류협회에 따르면 미국인의 경우 단백질원 중 닭고기 선호도가 가장 높다. 리서치전문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19년 1억725만명의 미국인이 냉동 프라이드치킨을 소비했다. 이 기관은 올해에는 4년 전 대비 67% 늘어난 1억7951만명이 냉동 프라이드치킨을 소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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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문을 연 교촌치킨의 하와이 1호점 [교촌치킨 제공]

미국 시장은 국내 치킨 브랜드 입장에서 대규모 가맹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미국은 맥도날드, KFC 등 국내에서도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배출해 낸 프랜차이즈산업의 종주국으로 손꼽힌다. 미국 프랜차이즈 전문 매체 프랜차이징닷컴이 발간한 ‘다점포 경영 연간 보고서(2022 BUYER’S GUIDE)’에 따르면 점포 수가 많은 상위 10개 기업들이 모두 외식기업이다. 피자헛,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1위 플린레스토랑그룹(FRG)은 점포 수가 2354개에 달한다.

김치볶음밥 등 ‘K-푸드’ 판매 채널 역할도

미국 안 가면 손해?…‘K-치킨 열풍’에 美 전용 브랜드까지 [푸드360]
미국 내 한 BBQ 매장에서 김치볶음밥과 떡볶이가 판매되고 있다. [미국 BBQ 홈페이지 캡처]

국내 치킨 3사(교촌치킨·BBQ·bhc치킨, 가나다순)의 경우 모두 미국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가장 매장이 많은 곳은 BBQ로 미주 전역을 대상으로 약 250개의 매장(직영·가맹점 포함)을 갖고 있다. 직영 매장의 경우 BBQ 미국 법인이 위치한 뉴욕 맨해튼 2곳과 잉글우드 1곳 등 동부에 있다. 교촌치킨도 올해 2분기 기준 3개 매장(모두 LA 지역)을 운영하다가 9월 하와이에도 매장(하와이 1호점)을 열었다. bhc치킨은 올해 2월 미국 시장을 겨냥해 직영 1호점인 LA파머스마켓점을 연 상태이다.

미국 안 가면 손해?…‘K-치킨 열풍’에 美 전용 브랜드까지 [푸드360]
bhc치킨은 올해 2월 미국 시장을 겨냥해 직영 1호점인 LA파머스마켓점을 열었다. [bhc 제공]

미국 내 한국 치킨 브랜드업체들은 한국 닭을 쓰지는 않는다. 유통기한이 길지 않아 신선도·품질 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지 조달한 원재료를 쓰지만 대신 소스 등 국내 생산 제품을 쓰는 식이다. BBQ의 경우 기름, 파우더, 소스 등은 한국에서 수출한 재료를 사용한다. 또 한국 음식에 대한 인기가 높아져 떡볶이, 김치볶음밥 등을 사이드 메뉴로 팔기도 한다. 한류의 영향으로 인지도가 높아진 K-치킨 매장이 한국 음식을 알리는 채널 역할을 하는 선순환도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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