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곧 20~30%대 유지해온 무당층

유의미한 이동은 2016년 국민의당

전문가 “무당층 생각하며 창당 위험”

30% 무당층 ‘정치혐오형’?…제3신당 지지 가능성 ‘글쎄’ [數싸움]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양향자 공동대표와 최진석 상임대표가 무대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비롯한 금태섭 전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 신당 창당을 모색하는 전현직 의원들의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는 가운데, 유권자의 20~30%를 차지하는 무당층의 표심이 이번 제3지대 신당의 지지율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8월 4주 차 조사에서 ‘현재 지지하는 정당 없음·모름·응답 거절’ 등을 택한 무당층은 30%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34%, 더불어민주당은 32%로 집계됐다. 한국갤럽은 “3월 초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반년째 양대 정당의 비등한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간 거대 양당을 택하지 않은 무당층은 줄곧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을 유지해 왔다. 제3지대를 표방하는 정당이 등장한 후 무당층에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난 최근 사례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원내에 진입한 국민의당의 창당 직후다.

당시 국민의당 창당 직전인 2016년 1월 1~2주 한국갤럽 통합 조사에선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40%, 민주당 20%, 무당층 32%의 결과가 나왔다. 2016년 1월 11일 국민의당 창당 후에 실시된 1월 3~4주 통합 조사에선 거대 양당은 사실상 동일한 수치가 나왔지만, 무당층은 26%로 감소하고 국민의당이 1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무당층의 일부가 국민의당으로 옮겨갔단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무당층의 이동 효과가 현재 창당 움직임을 보이는 신당들까지 적용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무당층의 경우 선거 때 움직이는 ‘참여형’이었다면, 오늘날 무당층은 정치 참여가 싫어 외면하는 ‘정치혐오형’이란 점을 이유로 들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무당층은 참여형 무당층이 아닌 정치혐오형 무당층으로 선거 날에도 투표하러 잘 안 간다”며 “결국 지금 만일 ‘무당층이 많다, 우리 표다’라고 생각하는 창당 준비 중인 사람이 있다면 큰코다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지금 신당은 양당 지지자들을 빼와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유력 대선후보나 지역 기반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거론되는 사람 중 양향자 의원은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이 있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진영의 양극화’ 역시 원인으로 꼽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금은 여야가 진영이 나뉘어 아주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제3지대를 표방하는 세력들도 거대 양당에 연합·포획된 과거 3당의 운명처럼 될 가능성이 오히려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 국민의당 창당 후 2017년 탄생한 바른정당이나, 2020년 21대 총선에서 우후죽순 쏟아진 비례위성정당의 등장에 대해선 무당층은 27~29%대를 유지한 채 마땅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실제 이들 정당의 지지율도 한 자릿수를 넘기지 못했다.

현재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세력 중 가장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양향자 의원이다. 양 의원이 추진 중인 신당 한국의희망은 지난 28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금태섭 전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새로운선택’도 내달 19일 서울 영등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창당발기인 대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