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울 지지율 한 달 새 9%p 하락…민주, 8%p 상승
당내에서도 ‘지도부수도권 위기론 인정해야’ 목소리 나와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과거 우리당이 선거에 실패했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자만이라고 생각한다” ”
국민의힘 안팎에서 ‘수도권 위기론’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철규 사무총장의 ‘승선 불가’ 발언으로 ‘수도권 위기론’을 잠재우는 듯 했으나, 유승민 전 의원이 “저는 제가 승객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국민의힘이라는 큰 배가 침몰을 하고 있다면 침몰한 책임이 누구한테 있냐. 대통령과 윤핵관들에게 있다. 당 지도부에게 있다”고 반박하면서 공방이 재개되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는 해당 주장이 실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지난 25일 국민의힘의 ‘수도권 위기론’은 일정 부분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갤럽이 발표한 8월 4주차 정례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수도권 지지율이 민주당에 크게 뒤지면서다. 특히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의 경우,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한 달 새 9%p 하락했다.
민주, 8월 한 달 만에 국힘 수도권 지지율 역전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8월 4주 차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서울, 경기·인천 지지율은 각 29%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서울, 경기·인천 지지율은 각각 37%, 34%였다. 서울, 경기·인천 지지율 모두 민주당이 오차범위(±3.1%p) 밖에서 우세했다.
8월 한 달 간 수도권의 정당 지지율 추이를 봐도 국민의힘의 열세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의 경우 국민의힘 지지율은 38%(8월 1주차)→34%(8월 2주차)→29%(8월 4주차)인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29%(8월 1주차)→27%(8월 2주차)→37%(8월 4주차)다.
국민의힘은 한 달 내내 하락했지만, 민주당은 반등 추이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8월 초엔 민주당을 9%p차로 크게 앞섰지만, 한 달 만에 8%p차로 역전 당했다.
경기·인천의 경우 국민의힘 지지율은 26%(8월 1주차)→34%(8월 2주차)→29%(8월 4주차), 민주당 지지율은 33%(8월 1주차)→34%(8월 2추자)→34%(8월 4주차)였다. 8월 2주차에 양당 지지율이 동률을 보이며 ‘골든크로스’ 관측이 나왔지만 2주 만에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5%p 격차로 뒤쳐졌다.
이번 조사는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조사했다. 응답률은 14.6%,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공천 무기로 당내 자유로운 의사 개진 억압 안 돼” 비판
당내에서도 지도부가 ‘수도권 위기론’을 누르려 하기 보다 이를 잘 대응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수도권 121석 중에서 현재 17석밖에 가지지 못한 상태인데 수도권 위기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리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수도권 위기론을 이야기하는 의원들의 목소리는 정당 정치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문제는 ‘공천’을 무기로 자유로운 의사 개진을 억누르려는 당 지도부”라고 짚었다. 그는 “당 지도부 중에서 정말 ‘험지’에서 정치 생활을 했던 인물이 몇이나 되냐”며 “‘수도권 위기론’이 당내 불안감을 주입시킬 수 있다는 지도부 의견도 일리가 있지만 그 불안을 감수하면서 몇 없는 수도권 의원들이 ‘이대로는 안된다’고 이야기 할 때는 나름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당이 일부 수도권 당협위원장을 계속 공석을 두려 하는데, 국민의힘 결집력이 약한 수도권일수록 더 빨리 당협위원장을 임명해서 세를 모아야 한다”며 “민주당의 이재명 리스크에 더 이상 기대면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