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8분 만에 매진, 1만 500여 관객 동원

서울 시작으로 日, 홍콩, 자카르타 투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르세라핌, ‘내면의 목소리’ 따라 온 성장 서사 [고승희의 리와인드]
르세라핌 서울 콘서트 [쏘스뮤직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음악을 통해 이야기한 것처럼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서 하고 싶은 것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르세라핌 허윤진)

데뷔 1년 3개월 만에 ‘반전의 연속’이었다. 누구 못지 않게 화려한 출발을 알렸으나, 데뷔를 함께 한 이전 멤버(김가람)의 학교 폭력 논란이 르세라핌의 발목을 잡았다. 전 멤버 탈퇴 이후,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서사를 품은 곡과 함께 르세라핌은 4세대 걸그룹 중 유일무이하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할 줄 아는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위기는 기회’였고, 그 기회는 ‘성공의 도화선’이 됐다.

4세대 걸그룹 전성기를 이끈 르세라핌이 데뷔 1년 3개월 만에 1만 500여 관객과 만났다. 12~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첫 단독 콘서트 ‘플레임 라이즈스’(FLAME RISES)는 그룹의 ‘성장 서사’를 고스란히 보여준 무대였다.

이날 멤버 김채원은 “서울 공연의 마지막 콘서트를 에너지 넘치게 마무리해 보도록 하겠다”며 피날레 무대의 출발을 알렸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르세라핌, ‘내면의 목소리’ 따라 온 성장 서사 [고승희의 리와인드]
르세라핌 서울 콘서트 [쏘스뮤직 제공]

선예매 시작 8분 만에 전 회차가 매진, 시야제한석까지 개방한 이번 콘서트는 르세라핌이 갈고 닦은 무대였다. 멤버들은 “콘서트 연습을 진짜 열심히 했다. 르세라핌의 색이 가득한 콘서트를 만들어 왔다”며 “우리의 이번 목표는 ‘르세라핌은 역시 실제로 봐야 한다’는 평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공연에서 르세라핌은 데뷔 앨범 ‘피어리스(FEARLESS)’, 미니 2집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 정규 1집 ‘언포기븐(UNFORGIVEN)’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의 경험과 생각을 녹인 음악을 풀어냈다.

하이브에 따르면 이번 투어는 르세라핌의 아이덴티티와 포부를 담은 세트리스트로 네 가지 섹션으로 구성했다. 두려움 없이 나아가는 르세라핌의 정체성을 담은 오프닝 ‘불씨(EMBERS)’,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고 동료들과 연대하는 ‘발화(IGNITE)’,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불꽃(FLAME)’, 고정관념을 불태우고 새로운 빛을 만들어가는 ‘비상(RISES)’ 등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르세라핌, ‘내면의 목소리’ 따라 온 성장 서사 [고승희의 리와인드]
르세라핌 서울 콘서트 [쏘스뮤직 제공]

다섯 멤버는 초대형 LED를 가로지르며 더 월드 이즈 마이 오이스터‘(The Wolrd is My Oyster)와 ’피어리스‘로 공연의 문을 열었다.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무대에선 안무와 미디어 아트 영상 소스를 활용한 인터랙션 연출을 선보였다.

정규 1집 타이틀곡 ‘언포기븐(UNFORGIVEN) (feat. Nile Rodgers)’ 무대는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포그 프레임 장비를 활용해 스테이지 전체에 연기가 일렁이며, 열기에 타들어간 대지처럼 연출했다. 틱톡 챌린지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에선 ’겟 잇 라이크 붐붐붐‘(Get It Like Boom Boom Boom’에서 떠나갈 듯한 떼창이 터져나왔다.

멤버들은 시시각각 피어나(르세라핌 팬덤)와 소통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쿠라는 “우리와 눈을 마주치고 귀를 기울여주는 ‘피어나’ 덕분에 저희도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

서 감사하다”고 했다. 2011년 일본 아이돌 HKT48로 데뷔한 사쿠라는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로 배출된 아이즈원을 거쳐 이번이 벌써 세 번째 그룹 활동을 하고 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르세라핌, ‘내면의 목소리’ 따라 온 성장 서사 [고승희의 리와인드]
르세라핌 서울 콘서트 [쏘스뮤직 제공]

같은 아이즈원 출신으로 르세라핌의 중추 역할을 하는 김채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좋은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것 외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이 생긴다”며 “멤버들과 ‘피어나’가 제게 해 주는 것처럼 저도 여러분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허윤진은 “저는 사실 겁쟁이다. 하지만 데뷔에 대한 두려움은 준비 기간을 특별하게 만들었고, 결과에 대한 두려움은 ‘피어나’와 저희와의 사이를 더 특별하게 했다”는 진심어린 이야기를 전했다.

르세라핌은 서울을 포함해 나고야(8월 23~24일), 도쿄(8월 30~31일), 오사카(9월 6~7일), 홍콩(9월30일~10월 1일), 자카르타(10월 3일), 방콕(10월 7~8일) 등 총 7개 도시 13회 공연으로 팬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