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인상에 건설사 선별수주
소규모 정비 사업지, 시공사 입찰 못해
신당9구역 4차례 시공사 입찰 진행
신당8구역도 2차례 유찰 끝에 수의계약
[헤럴드경제=이준태·서영상 기자] 최근 인건비와 원자재 상승 등의 우려로 공사비 상승이 대두되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사업지에 대해 재개발 시공 참여를 미루고 있다. 서울 내 재개발 지역에서도 대단지가 아닌 구역에선 시공사 선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당9구역주택재개발조합(이하 조합)은 지난 10일 공동사업시행자(시공사) 재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조합의 시공사 입찰 공고는 이번이 4번째다.
신당9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신당동 432-1008번지 일원, 연면적 5만4028㎡규모로 315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공고에 따르면 일반경쟁입찰로 오는 10월4일까지 입찰제안을 받는다. 현장설명회는 오는 18일로 예정됐다. 해당 구역 공사비 규모는 약 1369억원이다. 3.3㎡당 공사비는 840만원 수준이다.
앞서 조합은 지난 6월에도 입찰 공고를 내고 현장설명회를 실시했다. 지난 입찰에선 한양 1곳만 단독 입찰해 유찰된 바 있다. 한양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업성 검토 결과 다음 번 입찰 때도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당9구역은 미관지구로 묶여 있어 지상 7층, 고도 28m로 제한됐다. 조합은 고밀도 고급주거지로 탈바꿈하겠단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선 가구 수가 다른 곳에 비해 현저히 적고 고도제한 등 변수가 있다고 판단해 다음 입찰에서도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1차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업계 관계자는 “사업성 검토 결과 참여하지 않기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공사비가 인상되고 있는데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인건비와 시멘트 가격 등 원자잿값이 일제히 상승하자 공사비도 덩달아 상승 중이다. 이에 따라 오랫동안 관심을 기울였더라도 건설사들은 사업성 등을 이유로 소규모 정비 사업지 시공 참여에 몸을 웅크리고 있다.
조합도 지난번 유찰 이유로 공사비를 낮게 책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번 시공사 선정 때는 공사비가 742만원으로 낮게 책정해 유찰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래도 이번엔 공사비를 840만원으로 올린 만큼 시공사가 선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 분야 물가지수인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6월 151.41로 전년 동월 147.51 대비 4포인트(p) 올랐다. 2년 전인 2021년 4월 132.08 대비해선 20p 상승했다.
서울 내 주요 정비사업지에서도 건설사들이 입찰에 뛰어들지 않아 수의계약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인근 신당8구역도 지난 2월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1215가구의 대단지임에도 2차례 유찰 끝에 수의계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