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지난주 수요일, 다른 주식 다 정리하고 127만5000원에 풀매수해서 다들 미쳤다고 했는데…오늘 웃으며 커피 한잔 돌려야겠네요!"
'황제주(주가 100만원 이상)' 에코프로가 다른 이차전지주의 눈에 띄는 진정세 속에 오전 나홀로 급등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날보다 7만8000원(6.46%) 오른 128만5000원에 거래됐다.
주가는 개장 직후 6.38% 오른 128만4000원까지 올랐다가 이내 강세 폭을 줄였지만, 다시 반등했다.
에코프로 종목게시판에서 투자자들은 "미친 주가라더니, 비로소 이차전지 옥석가리기가 시작돼 진짜(에코프로)만 오르고 있다"고 환호했다.
하지만 이날 이차전지주는 또다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에코프로비엠은 오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2.51% 하락한 40만8500원에, 에코프로 역시 오전 급등분을 대다수 반납하고 0.08% 오른 120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에코프로비엠, 금양 등 이차전지 관련주의 임원들이 지난 달 고점에 주식을 매도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약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임원 4명은 지난달 27~28일(결제일 기준) 자사주 5790주를 장내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임원 4명이 처분한 주식은 약 26억원어치다. 결제일과 매매 체결일이 2거래일 차이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주가가 급등했던 25~26일에 주식을 팔아치운 것이다.
금양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금양의 허모 상무는 지난달 27일(결제일 기준) 보유 주식 8만주 가운데 4만주를 장내매도했다. 처분단가는 15만1615원으로 실제 체결일인 25일 장중 고점(15만7500원)에 근접했다.
에코프로비엠과 금양은 회사의 내부 사정과 기업가치를 잘 아는 주요 관계자들이 자사주를 처분하면서, 주가가 고점에 달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에코프로비엠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물론, 이들과 함께 이차전지주를 이끌던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마저 반락했다.
오후 에코프로 종목게시판에는 "회사내부에 배신자가 있었다. 힘없는 개미들만 아무 것도 모르고 고점에 물렸다"고 한탄하는 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