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테슬라의 북미 지역 전기차 충전소 ‘천하통일’의 꿈이 현대차·기아 등 글로벌 7개 완성차 업체들의 충전소 네트워크 건설 합의로 산산조각이 났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미 증시 내 기술주가 하방 압력을 받으면서 테슬라 주가 역시 250달러 대로 밀려 내려갔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27% 하락한 255.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8일 293.34달러로 ‘300슬라’ 고지 점령을 노렸지만, 이후 8거래일 중 7거래일 간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250달러 중반대까지 주가가 밀렸다.
이날 테슬라 주가엔 글로벌 주요 완성차들이 테슬라에 맞서 충전 네트워크를 공동으로 건설하겠다고 나선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한국의 현대차·기아,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BMW,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일본의 혼다, 다국적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 등 7개 업체는 공동으로 합작법인(JV) 설립하고 독자적인 전기차 충전소 네트워크를 건설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7개 업체는 북미 지역에 총 3만개의 충전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합작법인이 세울 충전소는 기존 표준 규격인 CCS(복합충전시스템)와 테슬라 충전 규격인 NACS(북미표준충전)를 모두 지원한다.
테슬라가 현재 북미 지역에 약 2만5000여개의 충전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테슬라보다 많은 수를 설치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로 테슬라가 꿈꾸던 전기차 충전 시설 독점이 사실상 깨졌다는 평가는 내놓고 있다.
앞서 미국 포드와 GM은 물론, 볼보, 메르세데스-벤츠, 닛산 등 7개 완성차 업체가 테슬라 독자 규격이던 NACS에 합류하면서 테슬라가 충전 생태계까지 장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바 있다. NACS를 지원하겠다는 제조사가 늘면서 미국 자동차업계에선 표준 충전 규격으로 기존 CCS에 NACS를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는 300달러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치솟았던 테슬라 주가 상승세의 주요 호재로 작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견제로 테슬라 주가는 더 이상 이 같은 프리미엄을 누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날 테슬라 주가 약세엔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 미 증시 분위기도 한 몫 거들었다. 이날 미국증시는 미국 경제가 너무 견조해 고금리가 오래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급부상함에 따라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7.40포인트(0.67%) 하락한 35,282.7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9.34포인트(0.64%) 떨어진 4,537.41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77.17포인트(0.55%) 밀린 14,050.11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14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