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남권 단지 위주 회복
약 1년 만…매수심리 개선 영향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수도권 재건축아파트 매매가격이 약 1년 만에 보합권 진입에 다다랐다.
부동산R114가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5월 매매가는 전월 대비 0.04% 하락했다. 지난해 8월(-0.04%) 이후 9개월 만에 낙폭이 가장 낮았다. 지난 1·3대책 이후 가격 급락세는 완화됐으나, 2월 이후 노후계획도시 특별법(1기신도시 특별법)이 가격 흐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경기 부천, 성남, 수원을 중심으로 수도권 하락폭이 확대됐다.
5월 시중은행 대출금리 조정 기조가 이어졌고 급매물 소진 후 매수심리가 다소 개선되면서 가격 하락폭이 둔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은 급매물 소진 이후 강동, 송파 등 동남권 단지 위주로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노원, 양천구 등도 안전진단 기준 완화 이후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지역 개발호재가 맞물리며 상승 거래 동력을 되찾았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6051만원으로 하락기 직전 가격과 비교해 464만원 떨어졌다. 강동이 1744만원, 송파가 833만원, 노원과 금천이 각각 453만원 격차를 보였다. 하락폭이 컸던 지역일수록 빠른 속도로 가격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동이 타지역에 비해 큰 가격 격차를 보인 것은 비교 시점 간에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포함 여부에 따라 차이가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용산은 1년 전 가격보다 유일하게 소폭 올랐다. 집무실 이전,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용산공원 조성 등 호재가 뒷받침돼 하락기에도 가격방어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 하락세 둔화는 규제완화 효과와 금리 변동성이 낮아짐에 따라 투자환경이 개선된 결과로 분석된다. 투자재 성격이 강한 재건축아파트는 실수요 중심의 일반아파트보다 거시경제, 금융환경, 정부정책 등에 따라 가격 민감도가 크다. 다만 여전히 거래량이 평년 수준을 밑돌고 있고, 경기둔화, 공사비 인상, 관련법(재초환 완화·노후계획도시 특별법 등) 제정 지연 등 투자 여건은 가변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부동산 R114 관계자는 “직전 거래가격 대비 신고가 거래가 늘고, 호가 인상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어 하반기 가격 반등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서울 상당수 재건축 단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인 만큼 투자수요 진입이 어렵고, 사업 초기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자금계획과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