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프랑스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이른바 ‘불(佛)학개미’들이 최근 1년 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에르메스 등 명품 소비재 기업이 아닌 차량용 반도체 회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유로넥스트 파리(파리 증권거래소) 순매수 상위 종목 1위에 차량용 반도체 회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국내 대형 증권사 중 유일하게 프랑스 주식을 온라인으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5대 차량용 반도체 기업 중 하나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테슬라에 납품하는 업체로 국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회사다. 본사는 스위스에 있다. 2022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순매수 규모는 8억8673만원으로, 2위 크리스챤디올(4억8278만원)보다 많았다.
3위는 구찌 모회사인 프랑스 명품 패션그룹 케링(4억1594만원)이 차지했으며 4위는 유로스톡스50지수를 추종하는 'HSBC EURO STOXX 50 UCITS ETF'(2억8369만원), 5위는 테슬라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Levshares 3X TESLA ETP'(1억6145만원)로 나타났다.
비록 순매수 상위 종목에선 빠졌지만, 프랑스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대장주’는 세계 최대의 명품그룹 LVMH다. 루이비통, 디올, 펜디, 셀린느, 티파니앤코, 불가리 등 유명 럭셔리 브랜드를 다수 거느리고 있다.
최근 1년여간 불학개미들은 LVMH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웠다. 지난해 6월부터 9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으며, 2022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155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1월 한 달 동안에는 LVMH 한 종목만 약 29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LVMH는 프랑스 증시에서 670유로에서 800유로까지 오르며 한 달간 117% 상승했다.
LVMH 주가는 지난 1년여간 꾸준히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LVMH는 중국 매출 호조와 유로화 강세 등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이 유럽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화 기준 5000억달러(약 665조1000억원)를 돌파했으며,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고 전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
같은 기간 불학개미들은 루이비통·샤넬과 함께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도 약 17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한편,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탈에 따르면, 프랑스 주식투자 보관금액(9일 기준)은 2억7993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