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희 외교비서관 교체…후임에는 이충면
한일회담 앞두고 김일범 의전비서관도 사의
尹 방미 조율 중 실책설…김성한 교체설까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사실 아니다”…부인
취임 1년·총선 D-1년 맞물리며 참모 개편설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이문희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을 전격 교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내달 말 미국 국빈 방문과 한미 정상회담,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등 굵직한 외교일정이 예정된 상황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핵심 참모의 교체라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김일범 의전비서관 역시 한일 정상회담을 불과 엿새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김 비서관에 이어 이 비서관까지 교체되면서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내달 방미 시점을 전후해 추가적인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대통령실은 이 비서관의 교체 이유로 격무에 따른 스트레스와 통상적 절차에 따른 인사라고 설명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28일 “(이 비서관은) 1년이나 근무 후 요직으로 이동한 것”이라며 “(후임으로 내정된 이 소장도) 기수를 고려하면 외교안보연구소장으로 상당한 주요 직책 인사”라고 강조했다.
보통 각 부처에서 대통령실에 파견 온 공무원의 경우 약 1년 동안 근무한 후 원대복귀하게 되는데 이 비서관 역시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또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해당 비서관이 1년 동안 맡은 바 임무를 다했고 굉장히 격무를 했다”며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것이고, 후임자가 내정돼 인수인계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이 비서관은 외무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해 북핵협상과장, 북핵외교기획단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5월부터 1기 외교비서관으로 일해 왔다.
이 비서관의 후임에는 이충면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외무고시 26회)이 내정됐다. 이 소장은 북미1과 과장, 평화외교기획단장, 주중국한국대사관 공사, 장관특별보좌관, 국제안보대사 등을 거쳤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 조율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데 따른 문책성 교체라는 관측도 있다. 윤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함께 할 문화행사를 미국 측이 제안했으나, 이와 관련된 보고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한 김일범 의전비서관 역시 마찬가지 이유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관련해서 일각에서는 김성한 안보실장의 교체설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복수의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사실과 다르다”, “들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방미를 전후해 추가적인 외교안보라인 교체 가능성이 나오는데 대해 “방미를 앞두고 그런 인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은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권을 중심으로는 윤 대통령이 외교안보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참모진 교체를 단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취임 1주년이 다가오면서 통상적인 공무원 순환 근무와 맞물려 내년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자천타천 내년 총선 출마설이 거론되는 참모들만 두 자릿수에 달하는 상태다.
대통령실은 바이든 대통령 부부 주최 국빈만찬에서 레이디가가, 블랙핑크의 합동공연을 조율 중이란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정부합동답사단의 파견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단계로, 세부 일정은 향후 한미 양측 간의 협의를 통해 검토되고 결정돼야 한다”며 “백악관측이 주최하는 국빈만찬은 미국측 주도로 준비 중이며 초청대상자 등에 대해 아직 공유받은 것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