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4%로 소폭 하락했다. 약 40조원이라는 경제 성과를 낸 지난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효과는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지만, 난방비 등 1~2월 사이 오른 물가가 지지율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2월 첫째 주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4%로 나타났다. 이는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17~19일 조사 결과 대비 2%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설 연휴 기간이 포함된 1월 넷째 주 갤럽 조사는 별도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도 ‘UAE 순방 효과’는 계속됐다.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긍정 평가를 한 341명 중 13%는 이번에도 ‘외교’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윤 대통령이 UAE에서 300억 달러(약 40조원)의 투자 유치와 48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경제 외교’ 효과가 이번 조사 때까지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윤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본 이들은 ‘경제·민생·물가’를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이번 조사에서 부정 평가를 한 551명 중 ‘경제·민생·물가’를 이유로 택한 이들은 직전 조사 대비 9%P 오른 15%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실시한 조사 기간 동안 떠오른 ‘난방비’ 이슈와 지난 1일부터 3800원에서 4800원으로 26.3% 오른 서울 시내 택시비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통령실은 ‘난방비 지원’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지난달 2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올겨울 한시적으로 취약계층 117만6000가구에 대해 에너지 바우처 지원 금액을 기존 15만2000원에서 30만4000원으로 2배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또, 가스공사의 사회적 배려대상자 162만 가구에 대한 요금할인 폭도 기존 9000원~3만6000원에서 1만8000원~7만2000원으로 2배 인상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 또한 같은 날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중산층, 서민의 난방비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어려운 분들이 몰라서 가스비 지원을 못 받는 일이 없도록 관계부처가 철저히 안내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엔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을 위한 1000억원의 예비비 지출 안건을 즉시 재가하기도 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같은 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유례없는 한파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국민의 부담이 조금이라도 덜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신속히 내려진 재가”라고 설명했다.
이후 최 수석은 지난달 31일에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기초생활수급자 중에서 에너지 바우처 지급 대상이 아닌 분들과 차상위계층 등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이른 시일 내에 관계부처에서 논의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수석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우선 서민 계층에 대한 지원을 최대한 두텁게 할 계획”이라며 “일단 서민 계층에 대한 지원을 최대한 직접적으로 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쪽으로 지금 관계 부처가 논의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취임 초 50%대였으나, 8~9월 두 차례 24%까지 하락했다. 이후 10~11월엔 평균 29%에 머물렀다. 지난해 12월 들어 상승한 지지율은 현재 두 달째 30%대 중반대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