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30% 초반된 尹지지율…‘당무 개입’ 부정평가 급부상[數싸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전북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선박 블록 첫 출항식에서 축사를 마친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두 달 만에 30%대 초반으로 소폭 하락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선 지난 조사 당시 없었던 ‘당무개입’이 부정 평가 이유로 등장했다.

11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주 조사 대비 2%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서도 긍정 평가를 한 이들은 ‘외교’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긍정 평가자 324명 중 16%가 외교를 이유로 들었고, 이는 지난주 조사 대비 3%P 오른 수치다. 이는 조사 기간 중 있었던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구조 인력 급파 등 신속한 지원 지시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긍정 평가 이유 중 외교는 지난주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조사 기간 첫날인 지난 7일 “튀르키예는 지난 1950년 공산침략에 주저하지 않고 즉각 파병을 한 형제국”이라며 강진으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튀르키예와 관련해 구조인력 파견 등 신속한 피해 지원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외교부 등 관계 부처에 우리 군 수송기를 이용한 구조인력 급파와 긴급 의약품 지원 역시 신속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 이유 역시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경제·민생·물가’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본 586명 중 17%에 달했다. 이는 지난달 말부터 이어져 온 ‘난방비’ 이슈와, 정부가 최근 밝힌 공공요금 인상 추진 기조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조사에선 부정 평가 이유 중 ‘독단적·일방적’이 12%, ‘여당 내부 갈등·당무 개입’이 5%로 집계됐다. 두 가지 이유 모두 지난주 조사 대비 5%P가 올랐다. 특히 ‘여당 내부 갈등·당무 개입’의 경우, 지난주 조사에선 아예 등장하지 않았던 이유기도 하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생긴 혼란들이 국정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단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 2월 첫째 주 조사기간과 둘째 주 조사기간 사이인 지난 5~6일에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을 겨냥해 “국정운영의 적”, “무례의 극치”라고 직격했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또한 지난 5일 오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러 국회를 찾은 이진복 정무수석도 기자들과 만나 ‘윤안연대’와 관련해 “대통령과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이야기하나. 대통령의 리더십을 굉장히 흔드는 이야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수석은 “지금은 당 대표를 뽑는 선거지, 대통령 후보 선거가 아니다. 그럼에도 그런 표현을 했다는 것은 오히려 대통령을 선거에 끌어들이려는 안 후보의 의도 아닌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갤럽은 “대통령 직무 긍정률이 30%대 초반, 부정률이 60%에 육박하기는 두 달 만”이라며 “직무 긍정률은 작년 취임 초 50%대였으나 8월 초와 9월 말 두 차례 24%까지 하락한 적 있고, 10~11월 평균 29%에 머물다 연말 상승해 지난주까지 30%대 중반, 부정률 50%대 중반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