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만원→10원, 말이 돼?” 유독 헐값된 ‘아이폰’ 알고보니 [IT선빵!]
일본 가전 양판점에서 아이폰14를 한화 10원에 판매한다고 안내하는 모습. [외신 캡처]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125만→10원…일본서 등장한 10원짜리 아이폰14, 정체가?”

일본에서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14가 10원(1엔)짜리 폰으로 전락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원짜리 아이폰14이 등장한 이유는 다름 아닌 현지 통신사발 가입자 유치 경쟁 때문. ‘꼼수’를 활용한 대규모 보조금을 통해 100만원이 훌쩍 넘는 아이폰을 ‘헐값’에 판매 중이다. 현지에서는 이러한 편법의 부작용으로 통신 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가전 양판점에선 아이폰14 등 최신 스마트폰을 한화 10원에 파는 대리점이 늘었다.

통신사를 갈아타는 번호이동이나 기존 스마트폰 반납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125만원 상당의 아이폰14 256GB 모델을 단 돈 10원에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구매한 스마트폰은 최소 2년간 유지해야 한다. 중도 해약 시 비용이 발생한다.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통신사향 스마트폰 구매 방식과 동일하지만 할인의 폭이 훨씬 크다는 점에서 불법보조금 판매 방식에 더 가깝다.

“125만원→10원, 말이 돼?” 유독 헐값된 ‘아이폰’ 알고보니 [IT선빵!]
일본 애플 스토어 도쿄점 [애플 공식 홈페이지 캡처]

10원짜리 스마트폰의 할인 재원도 국내에서 횡행하는 불법 보조금 재원과 마찬가지로 각 통신사에서 나온다. 스마트폰 대리점들이 통신사에서 판매 장려금을 지원 받아 할인 재원으로 활용하는 구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지에서는 통신사들이 재원 마련을 위해 장려금을 통신비 등에 슬그머니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지 않다. 여기에 10원 스마트폰 대부분이 한시적인 프로모션이라 혜택 받지 못하는 소비자들과의 차별 논란도 나온다.

이 같은 ‘꼼수 마케팅’은 앞서 2019년 현지에서 반짝 성행했다가 일본 정부가 휴대폰 통신요금을 낮추기 위해 스마트폰과 통신요금을 분리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자취를 감췄다. 현재 할인이 가능한 최대 금액도 한화로 22만원(2만2000엔)으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휴대폰 단말기 자체의 할인액을 늘리는 편법을 활용한 ‘1엔 스마트폰’ 슬그머니 고개 들고 있다. 편법의 부활은 현지 스마트폰 시장 감소세와 맞물려 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MMRI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2022년4~9월) 일본 휴대폰 출하대수는 2021년 상반기보다 8.5% 줄어든 1475만3000대를 기록했다. 2022년 전체 예상 출하대수 감소폭은 이보다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MMRI는 2022년 전체 일본 휴대폰 출하대수가 3041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