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제는 유승민 견제용 해석

친윤계 의원들 “교통정리 돼야”

與 전대 3월 8일·10일로 좁혀져

너도나도 ‘친윤이’지만 뚜렷한 대세는 없다. 국민의힘 당권 경쟁 구도가 ‘춘추전국시대’ 양상이다. 김기현, 권성동, 안철수 의원부터 ‘원외’인 나경원 전 의원, ‘차출론’이 나도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거론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결선투표 확정’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결선투표제가 사실상 ‘유승민 견제용’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영남권 한 초선 의원은 22일 “당 대표 선거가 결선투표까지 가는 게 당연시되는 상황에서 유 전 의원과 안 의원 두 명이 올라오는 게 최악”이라며 “국민의힘 지지자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했는데도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이 낮지 않아 놀란 건 사실이다. 친윤계 의원들 간 교통정리가 빠르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여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당 대표 선호도 조사’에서도 과반이 넘는 지지율을 받은 후보는 없었다. 지난 21일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냐’고 물은 결과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26.5%가 나 전 의원을 선택했다.

이어 이어 안철수 15.3%, 유승민 13.6%, 김기현 10.3%, 주호영 9.4%, 황교안 5.3%, 권성동 4.3%, 조경태 1.7%, 윤상현 1.1% 순이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결선투표는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인식으로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전당대회 날짜로 3월 8일과 10일 중 고심하고 있다. 8일에 1차 투표를 한 뒤 10일에 결선 투표를 하는 방법과 8일 하루에 다 끝내는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소로는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과 일산 킨텍스가 언급된다.

친윤계 당권주자들이 난립하고 당심도 분산되는 가운데 당분간은 윤심의 향방이 드러나지 않을 거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원내대표단 의원은 “당권주자들이 당에서 10~15% 지지율을 각각 지니고 있다고 봐야 하는데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윤심이 결정되면 다른 주자들과 ‘척을 지겠다’는 것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대세’가 정해지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나설 이유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당대회 룰 변경 마무리를 하루 앞둔 이날 당권 주자들은 ‘보수 텃밭’인 영남, 강원 지역을 방문해 ‘집토끼 잡기’에 나섰다. 김 의원과 권 의원은 강원 삼척에서 실시하는 ‘2022년 국민의힘 동해-태백-삼척-정선 당협 당원연수’참석을 일정에 포함했다.

해당 지역은 대표 윤핵관이라 불리는 이철규 의원의 지역구다. 권 의원 측에 따르면 그는 전날에도 대구를 방문해 당원과 접촉면을 늘렸다. 권 의원은 늦어도 내년 초 ‘당대표 출마선언’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경북 당협 방문을 일정으로 잡았다. 신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