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스타 웹툰작가, 이번엔 넷플릭스까지 진출했다.”
10년 전 케이블TV 방송 ‘얼짱시대’에 출연해 ‘인터넷 얼짱’으로 유명세를 날렸다. 싸이월드 홈페이지 총 방문자 수가 200만명을 훌쩍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인물이다. 한때는 잘나가는 쇼핑몰 모델 겸 사장이었으나 갑자기 웹툰작가로 변신해 주변의 놀라움을 샀다. 이후 웹툰이 대박을 터뜨리자 아예 쇼핑몰을 접고 전업 웹툰작가로 전향했다. 스타 웹툰작가 박태준(38) 씨 얘기다.
박씨는 2014년 네이버웹툰에서 정식 연재를 시작한 ‘외모지상주의’로 스타 웹툰작가 반열에 올랐다. 외모지상주의는 학교에서 왕따였던 주인공이 어느 날 완벽한 외모의 새로운 몸을 얻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학원물 웹툰이다.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자기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도전 만화’로 시작해 정식 연재로 승격, 8년째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외모지상주의는 전 세계에서 누적 조회 수 91만회를 기록했다. 현재 영어·일본어·태국어 등 9개 언어로 공급되고 있다. 이후 박씨가 선보인 ‘인생존망’ ‘싸움독학’ 등도 인기를 끌며 스타 작가의 명성을 입증했다. 2017년엔 웹툰 스튜디오 ‘더그림엔터테인먼트(박태준 만화회사)’를 설립해 대표 직함까지 얻었다. 이처럼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그가 이번엔 넷플릭스에 진출했다.
그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외모지상주의’가 8일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다. 넷플릭스가 네이버웹툰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일본이 주도해온 애니메이션시장에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외모지상주의 일본어 더빙판으로 ‘귀멸의 칼날’과 ‘진격의 거인’에 출연했던 유명 성우 마츠오카 요시츠쿠와 오노 다이스케 등을 캐스팅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넷플릭스가 다른 애니 채널에서 만든 웹툰 원작 작품을 자사 플랫폼에 선보인 적은 있어도 국내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을 직접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평균 기간이 2~3년인 것을 고려할 때 외모지상주의의 인기가 한창이었을 때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노승연 네이버웹툰 글로벌 IP사업 실장은 “역동적인 효과와 생생한 목소리를 더한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으로 원작 팬들은 물론 전 세계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국내 웹툰을 알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10년 사이 국내 웹툰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작가 위상도 달라졌다. 2019년 기준 네이버웹툰 연재 작가(359명)의 연평균 수입은 3억1000만원이었다. 상위 20위 웹툰작가의 연간 수입은 평균 17억5000만원이었다. 현재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서울에 빌딩 3채를 보유한, 건물주로도 유명하다. 박씨가 대표로 있는 제이스튜디오는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엠포리아빌딩을 직거래로 790억원에 매입해 화제가 됐다. 해당 건물은 지하 2층~지상 15층, 연면적 5300㎡ 규모의 빌딩으로, 도산공원 사거리 인근에 있다.
제이스튜디오는 지난 2020년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빌딩을 205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박씨는 서울 송파구에도 지상 4층 규모의 초역세권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해당 빌딩의 최대 가치는 100억원대인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가 보유한 고가 건물 3채의 가치를 모두 합치면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