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40% 보유해야”
59㎡ 중도금대출시 이자 53만원→212만원
소형평형, 미분양 우려 VS 청약 몰릴 것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인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이 다음주 청약을 시작하면서 예비 청약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충분한 현금이 있다면 중도금대출을 받지 못하더라도 큰 평수 청약에 도전할 수 있지만,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이들은 향후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고려해 전용 59㎡ 이하로 몰리는 모습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 동, 공동주택 총 1만 2032가구 규모로, 이 중 4786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된다. 전용면적별 ▷29㎡A 10가구 ▷39㎡A 1150가구 ▷49㎡A 901가구 ▷59㎡A 936가구 ▷59㎡B 302가구 ▷59㎡C 149가구 ▷59㎡D 54가구 ▷59㎡E 47가구 ▷84㎡A 209가구 ▷84㎡B 21가구 ▷84㎡C 75가구 ▷84㎡D 188가구 ▷84㎡E 563가구 ▷84㎡F 47가구 ▷84㎡G 19가구 ▷84㎡H 115가구 등으로 구성됐다.
▶59㎡ 이하, 대출자들의 영역=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평형은 59㎡ 이하다. 정부가 최근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분양가 상한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면서 59㎡까지 대출 대상에 들어왔다. 둔촌주공의 중도금 대출 가능 평형 분양가는 최고 가격 기준으로 29㎡ 5억2340만원, 39㎡ 7억1520만원, 49㎡ 8억8100만원, 59㎡ 10억6250만원이다.
대출이 가능하더라도 관건은 금리다. 대출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둔촌주공의 중도금대출 금리도 5.5~6%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코픽스가 한번 더 오르면 (중도금 대출 금리가) 5.8%정도로 책정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청약 당첨자들은 계약금 20%를 분양 직후 낸 뒤 60% 중도금을 약 1년 간 내야한다. 6%대 중도금대출 금리를 가정하고 월 상환금을 계산해보면, 59㎡(10억6250만원) 당첨시 1회차는 월 53만1250원, 2회차는 106만2500원, 3회차는 159만3750원, 4회차는 212만5000원의 이자가 예상된다. 중도금 대출 5, 6회차의 경우 현금을 직접 납부해야 하는데 투기과열지구는 중도금대출이 40%만 나오기 때문이다. 각 회차별 납부기간은 2개월~5개월로 차이가 있다. 이후 잔금 등은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잔금 납부 시점인 2025년 1월께 주담대 금리는 6%선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높은 분양가에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일각에서는 현금 보유가 40%는 돼야 대출을 버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둔촌주공은 2년 실거주 의무에 8년 전매제한이 적용된다. 둔촌주공 인근에서 영업 중인 A 공인중개사는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청약 평형을 고민하는 손님들에게 분양가 기준 현금 보유가 40%는 돼야 한다고 이야기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즉 3억6000만원 가량 현금이 있으면 49㎡, 4억 3000만원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59㎡를 권하는 셈이다.
▶생각보다 비싼 소형평형…깊어지는 고민=상대적으로 현금 보유가 많지 않은 젊은 가구의 경우 평형을 낮춰 청약을 넣을 수밖에 없다. 30대 직장인 이 모씨는 “39㎡, 49㎡ 사이에서 고민 중”이라며 “20평대는 언감생심이고 가진 현금과 추후 이자 납부액을 꼼꼼하게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형평형 분양가가 비교적 높게 책정돼 분양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는 관측도 나온다. B 공인중개사는 “49㎡ 이하 매물의 경우 문의가 지금까지 한 건도 없었다”면서 “분양가 자체가 높게 책정돼 차라리 헬리오시티 하락을 기다리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했다. 일각에서 소형평형 미분양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물론 일부 공인중개사들은 소형평형이 적은 현금으로 둔촌주공이라는 대단지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알짜 매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강동구에서 A 공인중개사는 “49㎡는 아는 사람만이 넣을 것” 이라며 “해당 평형이 공급된 동의 위치를 보면 지하철역과 가까운 바깥쪽 단지고, 1단지 타워형에 배치된 곳도 남향이라 채광이 우수하다”면서 “단지가 넓어 다른 평형의 경우 위치 변수가 있는 반면 49㎡의 경우 그런 가능성이 적다는 것도 메리트”라고 설명했다. C 공인중개사 역시 “49㎡는 거실이 크게 빠져있고 방도 두개라 오히려 청약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84㎡는 현금부자들 ‘눈독’=소형 평형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 비해 현금부자들은 84㎡에 대한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84㎡의 경우 최고 13억2040만원의 분양가를 내야하며 중도금 대출이 안되는 주택이지만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은 둔촌주공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B 공인중개사는 “84㎡ 매물에 생각보다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 “중도금대출 유무와 별개로 현금부자들이 단지 가능성만 보고 청약을 넣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둔촌주공은 오늘부터 견본주택을 선보인다. 둔촌주공 분양대행사는 사전 방문예약을 진행한 결과 이달4일까지 1만3600명이 예약해 이틀 만에 모두 마감됐다고 밝혔다. 대행사는 당초 하루 최대 수용인원을 2600명으로 정했으나 예약이 빠르게 마감돼 하루 800명씩 수용인원을 늘렸다. 이같은 예약 매진 행렬에 대행사는 이날 오전 추가 예약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둔촌주공 청약은 내달 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6일 1순위 해당지역, 7일 1순위 기타지역, 8일 2순위 접수로 진행된다. 당첨자는 같은 달 15일 에 발표되며, 정당 계약은 2023년 1월 3일부터 17일까지 15일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