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츠 전용 84㎡ 전셋값 17.5억→11억 수준으로

고금리 시대에 이자 부담 상당

하필 나만 비쌀 때 계약해서…“계약기간 1년 남았는데 전세 뺄 수 없나요?”[부동산360]
전셋값이 빠르게 떨어지며 과거 값이 높을 때 전세 계약을 했던 임차인들 중 상당수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에 계약을 해지할 방법이 없는지 물어오는 임차인들이 많다고 부동산 업계는 5일 전한다. 한 시민이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올해 1월 전세 계약을 할 때보다 2억원이 떨어졌어요. 대부분이 대출받은 돈인데 높은 금리에 내는 이자 생각하면 너무 아깝죠. 최근에는 부동산 앞 시세표도 일부러 안 봐요. 전셋값이 더 떨어진 걸 확인하면 속만 상하니까요.”(압구정동 40대 세입자 A씨)

전셋값이 빠르게 떨어지는 와중에 금리는 크게 오르고 있다. 이에 과거 값이 높을 때 전세 계약을 했던 임차인들 중 상당수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에 계약을 해지할 방법이 없는지 물어오는 임차인들이 많다고 부동산 업계는 5일 전한다.

대치동 한 부동산은 “계약기간이 남았는데 집을 내놓을 수는 없는지 묻는 임차인들이 많다”며 “만약 다른 임차인이 있다면 원하는 가격은 얼마인지 등을 묻는다”고 했다.

전셋값의 하락세는 만만치 않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의 경우 올해 초 전세 최고가로 17억 5000만원까지 계약됐던 것이 현재는 11억원 수준이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도 전용 84㎡가 12억원 선에서 유지되던 것이 최근에는 9억원 아래로 떨어진 것도 나온다고 한다.

만약 위 사례에서 리센츠 임차인이 전세대출을 받았을 경우 과거와 현 시세의 차이인 6억 5000만원에 대한 이자를 5%만 계산해도 최고가로 계약을 한 경우에는 매달 270여만원의 이자를 추가로 납입해야 하는 셈이다.

일찌감치 전세 계약을 해버린 경우에는 임차인의 답답한 심정이 더하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최근 ‘전세 만기 2달 남았고 재계약은 5개월 전에 했는데 전세가 1억 떨어졌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B씨는 보증금 3억원에 아파트에서 임차인으로 거주하고 있다. 올해 12월이 전세만기인데 집주인이 들어와서 살겠다고 하자 보증금 1억원을 더 올려주겠다며 지난 7월에 계약 연장을 했다. 하지만 최근 시세를 알아보니 2억원 후반에도 계약할 수 있는 집들이 있다. B씨는 최근처럼 전셋값이 떨어지자 만기를 5달이나 앞두고 계약을 한 것을 크게 후회하고 있다.

이처럼 전셋값이 떨어지자 개인사정상 불가피하게 집을 옮겨야 하는 경우에는 전셋값 또는 월세에 대한 차익을 집주인에 보전해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전세 기간이 10개월 남았는데 보증금 3억원에 월세 200만원을 주고 살다가 꼭 이사를 해야 하는 사정이 생긴 경우에는, 최근 시세가 2억에 월세 200만원으로 떨어졌다면 3억원에서 2억원을 뺀 1억원에 대한 10개월 이자를 연 금리 5%로 계산해 집주인에 주는 방식이다.

잠실동 한 부동산은 “집주인들은 전세를 임차인들은 월세를 선호하다 보니 보증금이 낮은 순으로 임대차 계약이 잘되고 있다”며 “인기가 있는 월세 비중이 높은 물건들은 월세가 더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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