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 통계 작성 이후 처음 0.17% 하락

“금리인상·집값 하락 우려 속 매수세 위축”

서울선 노원·도봉구 한 주만에 0.30% 내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전국 주간 아파트값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가중과 집값 추가 하락 우려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매매거래는 뜸해지고 매물가격 하향 조정은 계속되는 분위기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5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17% 하락해 전주(-0.15%)보다 낙폭을 확대했다. 이는 부동산원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최대폭 하락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2012년 7월 9일(-0.16%) 조사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발표 때마다 하락 신기록…전국 아파트값, 통계작성 이래 최대폭 하락[부동산360]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상가 공인중개소 앞에 급매물 관련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수도권도 지난주 -0.20%에서 이번 주 -0.21%로 내려 2012년 9월 10일(-0.22%)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서울(-0.13→-0.15%)과 경기(-0.21→-0.22%)가 낙폭을 확대하고 인천(-0.29→-0.29%)이 전주와 동일하게 큰 폭의 내림세를 이어간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데다 연말까지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부동산원은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로 거래심리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급매물 위주의 간헐적인 거래와 매물가격 하향 조정 속에 내림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발표 때마다 하락 신기록…전국 아파트값, 통계작성 이래 최대폭 하락[부동산360]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제공]

서울에선 아파트값 상승 지역이 단 한 곳도 없었다. 노원·도봉구(-0.30%)는 서울에서 하락폭이 가장 큰 지역으로 꼽혔고, 서대문구(-0.25%), 은평·성북구(-0.23%), 종로구(-0.21%), 마포·중구(-0.20%) 등이 뒤를 이었다. 서초구(-0.03%), 광진구(-0.04%), 용산·성동·동작구(-0.05%), 강남·강동구(-0.09%) 등도 일제히 낙폭을 확대했다.

경기·인천 지역에서는 매물 적체의 영향이 있는 화성·광명시(-0.39%), 양주시(-0.38%), 시흥시(-0.36%), 광주시(-0.35%)를 비롯해 인천 연수구(-0.33%), 서구(-0.32%) 등의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광주(-0.11%), 부산(-0.17%), 울산(-0.20%), 대구(-0.25%), 세종(-0.44%) 등이 일제히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방(-0.11→-0.13%)도 낙폭이 더 커졌다.

전세시장에서도 약세가 지속됐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0.15%에서 이번 주 -0.16%로 더 하락했다. 서울(-0.09→-0.11%), 경기(-0.22→-0.25%), 지방(-0.10→-0.12%) 등이 낙폭을 확대했고, 인천(-0.34→-0.31%)의 경우 낙폭은 일부 축소했으나 여전히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가중으로 반전세·월세 선호 현상이 계속되고 신규 전세수요는 줄어들고 있으며, 매매가격 하락과 동반한 매물가격 하향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부동산원은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와 대출 규제 강화, 주요 지역의 가격 부담감 등으로 주택 거래량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며 “지금의 시장 환경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약세 국면은 추석 연휴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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