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사이 잠실동 단지들 토지거래허가 증가세
신고가 대비 4억 넘게 떨어지자 매수 문의 늘어
매물 쌓이자 집주인들은 ‘더 내려야 하나’ 고민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계속된 부동산경기 침체로 직전 최고가보다 많게는 수억원 이상 호가가 하락한 잠실 대장주 아파트에 이른바 ‘큰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와 허가 건수가 늘어났는데 현장에서는 “대출금리에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금부자들이 이른바 ‘급급매’만 노려 매수에 나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잠실 엘리트’로 불리는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와 트리지움에 대해 8건의 토기거래허가가 이뤄졌다. 7월까지 합하면 두 단지에서만 20건에 달하는 토지거래허가가 이뤄졌는데 직전 달에 1~2건의 거래만 이뤄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이 단지들은 모두 토지거래하가구역으로 매매 제한을 받고 있는데 최근 연이어 급등한 대출금리에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잠실엘스는 지난 5월 전용 59㎡가 1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20억원 밑으로 떨어졌고, 7월에는 더 떨어진 17억원에 거래됐다. 전용 84㎡ 역시 7월 22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10월 신고가(27억원) 대비 4억5000만원 이상 하락했다.
잠실동의 한 공인 대표는 “전용 59㎡는 현재 16억원대에도 매물이 나와 이를 거래하려는 매수자가 있는 상황”이라며 “길 건너 트리지움도 마찬가지다. 최근 17억원대에 전용 59㎡ 매물이 나왔는데 나오자마자 현금 구매하겠다는 매수자가 나와 계약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은 송파구 내 다른 단지도 비슷한 상황이다. 엘리트 바로 옆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역시 최근 토지거래허가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을 중심으로 “급급매가 나오니 매수자가 움직인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해당 단지는 전용 84㎡가 지난해 5월 22억2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한동안 거래가 뜸했는데 최근 20억원까지 급매 호가가 떨어지자 매수 희망자가 나온 것이다.
최근 이 단지들에 관심을 둔 매수자들은 대부분 대출금리에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금보유자로 알려졌다. 반면 잠실동 인근 대형 단지들은 모두 합쳐 2만4000여가구에 달하는데 최근 전체 가구의 10%가 넘는 2600건의 매물이 쏟아지며 가격 하락 기대감은 더 커진 모양새다.
잠실동의 또 다른 공인 대표는 “어차피 대출이 나오기 어려운 지역이다 보니 매수자 대다수가 대출 없는 현금 구매를 하고 있다. 반면 소유주들은 ‘가격을 더 낮춰야 하냐’는 문의를 한다”며 “최근에 엘스를 보고 간 다른 매수자 역시 전용 84㎡를 20억원대 초반에 구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는데 급급매가 나와 연락했더니 곧장 현금 구매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