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지난해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대학생 손정민씨 유족이 사고 현장 인근 CCTV 영상을 볼 수 있게 됐다.
1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정상규 수석부장판사)는 정민씨 부친 손현씨가 서울 서초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사고 현장 인근 CCTV 영상을 공개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올림픽대로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지난해 4월25일 새벽 시간대 촬영된 영상 일부를 손씨에게 공개하라고 경찰에 명령했다.
재판부는 "변사 사건 수사의 여러 사정을 살펴보면 CCTV 영상 공개로 인해 경찰의 직무 수행에 직접적·구체적인 장애가 발생한다고 보기 부족하다"면서 "아들의 사망이라는 충격적 사실의 의문을 해소하려는 원고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공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손씨에게는 "CCTV 영상을 외부에 유포하거나 발송해서는 안 되고, 확인 용도로만 사용하겠다는 말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해당 영상에는 정민씨가 추락할 당시 상황과 사고 이후 현장에 나타난 정민씨 친구 부모의 행적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손씨는 반포대교 남단의 CCTV 영상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영상의 관리 주체가 경찰이 아닌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라는 이유로 각하했다.
손정민씨는 지난해 4월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같이 있던 친구의 범행을 의심해 폭행치사·유기치사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 수사 결과 별다른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변사사건심의위원회에서도 타살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고 경찰은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