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부망 ‘독립성 훼손’ 우려글
“이중 업무” “경찰국장 권한 우위”
집단행동 나섰던 직협 대응책 논의
행정안전부가 ‘경찰국’ 조직 신설을 공식 발표하면서 경찰 내부에는 경찰청 독립 이후 30년간 지켜온 중립성·독립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까지 우려하는 비통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행안부에 대한 집단 반발을 주도해 온 일부 현장 경찰관은 가처분신청을 통한 저지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15일 행안부가 발표한 경찰제도 개선방안의 핵심은 행안부 내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방안이다. 경찰국은 인사, 법령 제·개정, 국가경찰위원회 구성·부의 안건 검토, 자치경찰 등의 업무를 맡는다. 논란이 됐던 예산·감찰·징계는 업무에서 빠졌지만, 인사·정책을 통해 경찰 통제를 강화할 수 있는 조직적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오는 8월 출범하는 경찰국의 국장은 치안감이 맡고, 총괄지원·인사지원·자치경찰지원, 3개과 인력의 80%도 경찰로 채워질 예정이다. 경찰청장 지휘규칙도 제정해 주요 정책의 승인·보고 체계를 명확화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정부조직법 개정 대신 시행령·부령 개정을 통해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찰국 설치 등 우려됐던 경찰 통제방안이 현실화되자 경찰 내부에서는 반발이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다. 경찰의 중립성·독립성 훼손 가능성부터 행안부의 각종 요구로 업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실제 이날 경찰 내부망과 익명 커뮤니티에는 “경찰을 정권의 수족처럼 부릴 것”, “30년 전 군사독재 시절로 돌아갈 것”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서울 지역 한 경찰관은 “경찰국 신설에 따라 행안부에서 경찰 업무에 관여하다 보면 업무가 이중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업무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앞으로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치안감 자리를 30명에서 31명으로 늘려 경찰국장을 맡기겠다는 구상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다. 서울 지역 한 경찰 간부는 “정권 코드에 맞는 치안감을 경찰국장으로 앉히지 않겠느냐”며 “경찰청·경찰위에서 논의해야 할 정책들도 경찰국에서 좌우할 수 있는데 사실상 경찰국장의 권한이 청장보다 더 세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삭발, 단식, 삼보일배 등 집단행동에 나섰던 경찰 내 직장협의회(직협)는 경찰국 신설을 저지하기 위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관기 충북 청주흥덕경찰서 직협 회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법원에 경찰국 신설을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신청을 할 지 논의할 계획”이라며 “경찰국이 신설되면 대통령과 행안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치안 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의 대응도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정권 경찰장악저지 대책단은 지난 14일 성명에서 “경찰 장악 일념에 가득 찬 행안부 장관과 정권으로 인해 30년 민주경찰의 근간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경찰 장악을 끝까지 저지하고 경찰의 독립성·중립성을 지켜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승연·채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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