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츄 모양의 돈까스 간식 [온라인 커뮤니티]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로 치솟는 등 물가가 급등하자 학생들이 간식조차 마음 편히 먹을 수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최근 밀가루와 식용유 등이 식자재값 상승으로 학교 앞 분식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어린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지난 8일 오후 구로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6학년 백모(12)군은 '콜떡(큰 종이컵의 아래층에는 콜라 등 음료, 위층에는 떡볶이가 있는 간식류)'을 먹고 있었다.

백군은 "전에는 1천200원이었는데 1천500원으로 올랐다"며 "가격이 싸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었는데 가격이 오르다 보니까 많이 못 사 먹겠다는 생각이 들고 조금은 부담스러워졌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3학년 류화경(9)양은 "예전엔 피카츄(캐릭터 피카츄 모양의 돈까스 간식)가 1천500원이었는데 이제는 2천원 아니면 2천500원"이라며 "일주일에 용돈을 4천∼5천원 받는데 값이 갑자기 오르니까 예전엔 피카츄를 3번 먹었는데 이제는 2번밖에 못 먹는다"고 침울해했다.

생활은 더욱 팍팍해졌지만 그렇다고 용돈을 올려달라고 말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인천에 거주하는 대학생 심호진(23)씨는 "물가가 안 오른 것이 없어서 오히려 무뎌질 지경"이라며 "친구들을 만나면 값비싼 감성카페 등을 안 갈 수도 없는 노릇인데 용돈을 더 줬으면 하는 마음을 말하기도 그렇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이어 "고2인 동생은 엄마가 준 카드로 식비를 해결하는데, 하루는 엄마가 동생에게 '너희 언니 용돈보다도 너 식비가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며 "동생도 눈치를 보더라"고 전했다.

자식, 조카, 부모 등에게 용돈을 주는 이들도 치솟은 물가에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고등학생 1명과 중학생 2명 등 세 아들을 키우며 유치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김경숙(46)씨는 "외식비가 특히 많이 오르면서 아이들이 친구들과 나가서 소비하는 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들들이 나가서 마라탕집이나 고깃집을 가기도 하고, 노래방을 가거나 친구들과 사진을 찍기도 한다. 영화를 보며 팝콘도 먹다 보면 중고등학생이 하루에 3만∼4만원은 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부방 교사 송모(52)씨는 며칠 전 조카에게 용돈을 주다가 민망한 경험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송씨는 "조카에게 심부름비로 1만원을 주며 '너희 형제 3명이 핫도그 하나씩 사 먹고 남은 돈은 네가 다 가져'라고 말했다. 심부름한 조카에게 남은 돈이 대부분 갈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고 회상했다.

송씨는 "그런데 요즘 1만원으로는 핫도그 3개도 사 먹기 어려운 돈이라는 걸 뒤돌아서야 깨달았다"며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유명 프랜차이즈에서 새로 나온 핫도그를 먹으려면 소스값을 더해 개당 4천원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