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리모델링 추진 단지마다 경쟁

재건축 규제 완화 속도조절도 영향

“리모델링 수요 늘어날 가능성 ↑”

“분쟁 많은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격화되는 서울 리모델링에 수주전 [부동산360]
최근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 나선 서울 송파구의 송파현대아파트. 유오상 기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서울 내 노후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며 대형 건선사들의 수주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둔촌주공을 비롯한 특히 대형 재건축 현장이 파열음 탓에 사업 중단 사태가 빚어지는 것과 달리 서울 내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전망이 개선되며 건설사들도 수주를 위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의 가락금호는 오는 28일 리모델링조합 창립총회를 열 예정이다. 송파구 내 900가구 규모의 단지로, 주민들의 높은 호응도 덕에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인근 단지들보다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인근 750가구 규모의 가락상아2차 리모델링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일찌감치 주민 동의율 66.7%를 넘겨 지난 9일 조합설립 총회를 열었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조합설립에 나서며 최근 시공사의 수주 경쟁도 덩달아 불이 붙었다. 가락금호의 경우,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 롯데건설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미 바로 인근 단지의 리모델링 사업을 마친 포스코건설 등 리모델링 수주 경쟁에 참여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최근 1220가구 규모의 강동구 성내삼성아파트가 지난 4일 리모델링조합 추진위를 설립하자 건설사들일 일찌감치 추진위와 만남에 나서는 등 경쟁 지역은 확대되는 모양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 얘기는 그간 많이 있었지만, 최근 리모델링 규제 완화 기대감에 재건축 사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리모델링에 관심을 갖는 주민이 늘었다”라며 “건설사들 역시 일찌감치 관심을 보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든 것은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둔촌주공을 비롯한 재건축 현장에 파열음이 이어지면서 비교적 사업 속도가 빠르고 정부가 최근 리모델링 규제 완화와 지원에 나서면서 수요도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계 현장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은 애초에 재건축 사업보다 수익성이 떨어져 대형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오히려 리모델링 사업이 차라리 안정적이라는 말이 나온지 오래”라며 “서울 내에서는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수요 측면에서도 리모델링이 더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재건축은 준공 이후 30년이 지나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데다가 안전진단 관련 규제도 강하다. 반면, 리모델링 사업은 15년이면 사업 시행이 가능하고 안전등급요건 역시 B∼C 등급만 충족하면 된다. 게다가 재건축 규제 완화를 강조했던 새 정부가 최근 재건축 규제 완화 시점을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노후 단지가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주요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성공 사례를 이어간 점 역시 주민들과 건설사를 자극하는 상황이다. 송파구의 ‘잠실더샵루벤’은 3.3㎡당 6500만원의 분양가에도 252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송파 더 플래티넘’도 최근 259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른 건설사 현장 관계자는 “최근 주민들과 만나보면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주변 성공 사례에 자극을 받은 모습”이라며 “주민들의 사업 추진에 대한 열의가 높을수록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잡음도 줄어든다. 분위기가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분쟁 많은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격화되는 서울 리모델링에 수주전 [부동산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