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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왕치산(오른쪽 선글라스)중국 국가부주석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관영지가 윤석열 정부에 대해 친미가 아닌 균형외교를 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날인 10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윤석열, 대중 관계를 잘 처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사설은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한국의 정권 교체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윤석열 시대’에 돌입하는 한국이 동북아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알고 있지만, 그래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한국을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더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까지 한반도에 손을 뻗으려 하면서 동북아의 호혜적 관계가 침식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판에서 한국을 ‘바둑돌’로 쓰려고 하는데, 이것이 한중관계에 큰 변수가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사설은 미국은 한국 새 정부에 하나의 선택지만 제시하고 있는데, 회유가 됐든 압박이 됐든 한국을 반중 진영에 끌어들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한중관계를 한미관계의 부속품으로 전락시키면, 한국의 이익과 경제발전도 훼손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역대 정부도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복잡하고 미묘한 균형을 이루려 노력했음을 상기시켰다.

이어 한국이 독립 노선을 걷고 국민의 근본 이익에서 출발한다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중갈등은 한국에게 기회이자 위기”라고 했던 내용을 언급하며, 한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한다면 국제적 지위나 이미지에서 일본을 크게 따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윤 대통령 취임식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로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을 보냈다. 왕 부주석은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사설은 “한국 언론들이 왕치산 부주석 파견과 관련해 역대 정권과 달리 사절단의 격을 높였다고 평가했는데, 한중 관계에 대한 중국의 기대를 보여준 것”이라면서도 “중국은 다른 나라와 항상 평등하고 우호적인 교류를 해왔으며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한국에 대한 존중과 중요도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한중 관계를 안정적이고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큰 성의를 보였지만 동시에 중대 이익과 관련한 민감한 문제에서 어떤 변화나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신문은 새 정부의 인수위 과업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추가 배치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올해 한·중 수교 30년을 맞는 양국 관계를 “새 정부가 순조롭게 처리하고 긍정적인 정치적 유산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들른 후 일본에 가는 것을 언급하며 “한국의 이익에 반하는 것을 압박하려는 미국의 속셈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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