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이처럼 한국 신문에 자주 언급된 적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5월 FOMC에선 정말 50베이시스포인트(bp·0.50%)를 올렸네요. 다음 FOMC에선 75bp 올리는 게 아니냐는 말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문기사를 보시다보면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Fed의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CPI 발표 후 Fed가 오는 3월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전날 24%에서 89.9%로 대폭 뛰어올랐다.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76%에서 24%로 급격히 낮아졌다.](2022년 2월 11일 헤럴드경제)
대체 저 확률은 어떻게 구하는 것일까요? 전문가들이 모여서 결정하나요? 아니면 누가 점쟁이처럼 찍어주나요?
물론 투자뉴스에서 중요한 건 구체적인 숫자가 아니라, 흐름입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확률도 50%, 70% 같은 숫자들이 아니라 시장이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흐름'입니다.
그래도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방식 등과 함께 문제의 '확률'을 구하는 방식을 상식 차원에서 가볍게 한번 알아두면 좋지 않을까 싶어 이번 '투자뉴스 뒤풀이'에서 다뤄보겠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준(연준의 정확한 정체에 대해선 너무 길어지지 다루지 않겠습니다)은 매년 8차례 FOMC 회의를 엽니다. 거기서 연방기금 목표금리(Federal funds target rate)를 정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국의 정책금리 혹은 기준금리입니다. 일정 범위로 제시됩니다. 현재는 75~100bp입니다.
그럼 연준이 목표(target)로 하고 있는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 rate·FFE rate)란 건 뭘까요? 은행들 간에 서로 지불준비금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하루짜리(overnight) 초단기 금리를 가중평균한 것입니다.
연준은 이 FFE금리를 직접 조절하진 않습니다. 공개시장조작이나 은행의 재할인율 등 간접적인 수단으로 목표한 정책금리를 조절합니다. 연준뿐 아니라 대부분 나라의 중앙은행이 이렇게 통화정책을 폅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인플레이션과 GDP성장률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어떤지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들여다보는 지표가 바로 CPI입니다.
그런데 지난 11일(현지시간)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연준이 물가를 제대로 못 잡고 있는 것 아니냐, 상황판단을 제대로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자연히 금리를 더 빠르게, 더 높이 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죠.
그러면서 인용되는 것이 페드워치가 추산한 연준의 금리인상 확률입니다.
▶시장에 신통방통한 점쟁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대체 연준이 다음 FOMC에서 금리를 올리지 말지 그 확률은 대체 어떻게, 누가 알려주는 것일까요?
혹시 변동성지수(VIX)를 다룬 '투자뉴스 뒤풀이'(공포도 돈이 된다…VIX지수에 대한 모든 것)에서 설명해드린 '내재'(implied)의 개념을 기억하고 계신가요?
어떤 상품 가격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을 때 그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하나를 우리가 알지 못하고 있다면 역으로 그 상품 가격을 통해 변수 값을 추산내는 것이 바로 내재변수입니다. VIX의 경우 바로 변동성이 바로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였습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옵션 가격에 시장참여자들이 합의한 변동성이 내재돼 있다고 보고 이를 역으로 추산해 내 지수화한 것입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선물'가격에서 역으로 도출해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 가격에 연준의 금리 변경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반영돼 있다고 보고, 선물 가격을 통해 시장이 기대하는 기준금리 변화값을 거꾸로 유추해내는 겁니다.
▶그럼 선물가격으로 어떻게 확률을 구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0.75~1%입니다. 중간값은 0.8750%입니다. 이걸 토대로 다음 FOMC에서 50bp(0.5%) 올릴 가능성을 시장은 얼마로 보고 있는지 구해볼 수 있습니다.
연방기금선물 가격에 내재된, 시장이 예상하는 선물의 만기 때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가 1.3%로 도출되었다고 합시다. (구체적인 계산 방법은 모르셔도 됩니다. 계산 자체는 산수보다 쉬운데 선물 가격 표시 방법부터 시작해서 너무 복잡합니다)
즉, 현재 연준의 목표는 0.8750%인데 시장은 1.3%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그 차이(1.3%-0.8750%=0.4350%)가 바로 시장이 생각하는 기대값과 현재 금리의 차이입니다.
이것을 금리가 바뀐다면 얼마나 바뀔 것 같은지, 그러니깐 0.25%일지 0.5%일지 궁금한 금리 변화로 나눠주면 그것이 연준이 금리를 올릴지 내릴지에 대한 대략적인 확률이 됩니다.
0.5%로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확률은 0.4350 / 0.5 = 0.85, 즉 85%입니다. 선물가격에 내재된 시장의 기대하는 금리 인상 값(분자)이 0.5% 라면 확률은 100%가 됩니다.
선물시장 참여자들이 정한 가격에 내재된 기준금리 인상 기대값과 금리 변화 폭의 비율이 바로 '확률'의 형태로 표시되는 것입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연방기금선물 가격을 일일이 찾아봐서 확률을 구할 일도 없겠거니와,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간단히 구글에 'fedwatch'를 검색하시면 바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날(16일) 기준 6월 15일(15 622) 50bp인상(125~150) 확률은 87.7%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 시계열 추이를 보면 50bp인상 확률은 일주일 전(90.8%)보다는 조금 낮아졌네요. 0.25bp인상 확률은 한달 전엔 24.8%였지만 지금은 0%입니다. 반면 75bp 인상 확률은 한달 전 0%에서 지금은 13.6%로 높아졌네요.
25bp가 불문율처럼 여겨오던 연준의 금리조정 범위가 50bp로 깨져 가뜩이나 충격적인데 75bp라니! 시장이 뒤흔들릴만 하겠죠.
이 외에도 점도표 등도 확인할 수 있지만 이정도만 알고 계셔도 투자뉴스를 보실 때 혼자 참고하시며 판단을 내리시는데 큰 불편함이 없으실 겁니다.
김우영 기자/CFA
#헤럴드경제에서 증권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CFA 자격증을 취득한 뒤 CFA한국협회 금융지성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해야 하는 기자로서 사명감에 CFA의 전문성을 더해 독자 여러분께 동화처럼 재미있게 금융투자 뉴스를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