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한국조선해양 지분 35.05% 확보
‘HD 현대’…중공업 사라진 새 사명
현대중공업지주·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 선임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현대중공업지주가 핵심 계열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고 사명에서 ‘중공업’을 떼어내면서 새로운 변화의 중심에 섰다. 이와 함께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을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의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등 ‘정기선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24일 공시를 통해 한국조선해양 주식 290만주(4.1%)를 총 2514억3000만원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사들인 주식은 KCC가 보유한 191만주(2.75%)와 아산사회복지재단이 보유한 99만주(1.4%)다. 현대중공업지주의 한국조선해양 지분율은 35.05%로 늘어났다.
한국조선해양 지분 확보는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자회사로 둔 현대중공업지주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다. 현대중공업지주 주요 주주는 정기선 사장(5.26%)을 비롯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26.06%), 국민연금(8.57%) 등이 있다.
또한 현대중공업지주는 ‘HD현대’로 사명을 변경한다. 새 사명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정체성인 ‘중공업’ 대신 에너지(Human Dynamics)와 꿈(Human Dreams)이 자리 잡았다. 투자 지주회사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제조업 중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기술 중심 그룹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사명 변경 안건을 의결하고 다음달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한다.
사명에 주력 사업보다는 가치를 담아내려는 분위기는 현대중공업그룹 전반에 퍼져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 실적을 견인했던 현대오일뱅크도 사명 변경을 추진 중이다. 사내에서 새 사명 공모를 하고 인기가 많은 사명을 제안한 임직원에게는 포상까지 마쳤다. ‘오일’을 떼거나 친환경 사업 의지를 담은 사명이 대거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대대적인 변화가 ‘정기선 체제’가 본격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정적인 3세 경영 체제를 만드는 동시에 신사업을 발굴하겠다는 정기선 사장의 고민이 드러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정기선 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의 사내이사로도 선임될 예정이다. 다음달 22일 예정된 한국조선해양 주주총회에서 정 사장 사내이사 선임된 후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과 공동 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 사장은 지난해 10월 정 부사장의 사장 승진하면서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로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