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던 70대 노숙인, 알고보니 ‘천만장자’였던 회장님 [차이나픽]
노숙인으로 전락한 전 중국 기업 회장 장위안천 [펑파이, 웨이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기업체 3곳을 창업해 경영하며 한때 천만장자로 불리던 70대 남성이 노숙인으로 전락한 사연이 공개돼 중국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지난 주말 중국 웨이보에서는 광둥성 선전시 일대를 떠돌며 폐품팔이로 끼니를 때우는 75세 노숙인이 이슈가 됐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이 노숙인이 과거 ‘중국을 이끌 차세대 경제리더’로 지목된 장위안천 선전성룽파 식품공업유한공사 전 회장이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그는 산둥성 옌타이 출신 사업가로, 지난 2017년까지 기업 3곳을 창업해 경영하던 ‘회장님’이었다. 그는 옌타이에서 의류회사를 차려 성공을 거둔 뒤 홍콩과 선전에 식품 회사를 설립해 운영했다. 당시 그의 회사 지분은 90%를 넘었고, 회사 직원 역시 수백 명에 달해 ‘천만장자’로 불렸다.

그러나 2003년부터 2009년까지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몸집을 불리다 결국 많은 빚을 지고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2017년 파산한 장 전 회장은 2020년부터 선전 거리를 떠돌면서 노숙 생활을 시작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그는 거리에서 폐품을 모아 팔거나 구걸을 해 끼니를 때웠다.

장 전 회장은 펑파이와 인터뷰에서 “가족들이 파산 이후 나를 버렸다”면서 “선전으로 돌아와 재기하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 전 회장은 아내와의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운 날씨에 노숙하던 그를 보고 자원봉사자들이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가족들은 장 전 회장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그가 1990년대에 사업이 성공한 뒤 가장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가족을 떠났으며 이후 가족과 거의 연락하지 않고 지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장 전 회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가족들은 그를 고향인 산둥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장 전 회장의 아들은 “누리꾼들의 관심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우리는 아버지를 버린 적이 없고, 몇 년 전에도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날의 아픔에 대해서는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아버지가 이렇게 초라하게 지내는지는 몰랐다. 이제 모든 것은 지나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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