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지역 매체 바라다르와 하카니 총격전 보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부상 치료설이 돌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외교 활동에 연속으로 나서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7일 PTI통신 등 인도 언론과 외신은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을 인용해 바라다르가 지난 주말 파키스탄 정보국(ISI) 국장인 파이즈 하미드와 회담했다고 전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ISI 국장이 카불을 방문하는 동안 바라다르를 만났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회담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하미드가 4일 카불에 도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라다르와의 만남은 지난 주말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바라다르는 이번 만남에서 아프간이 파키스탄을 겨냥한 테러리스트 세력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확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각에서는 하미드 국장이 바라다르의 부상 등과 관련해 탈레반 내부 갈등 수습을 위해 급하게 카불로 갔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탈레반의 수하일 샤힌 대변인은 또 5일 카불에서 바라다르가 마틴 그린피스 유엔 인권담당 사무부총장을 만나 인도적 지원 약속을 받았다고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또한 탈레반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6일 바라다르가 적십자 인사들과 회동하는 장면도 공개했다.
탈레반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바라다르를 둘러싼 부상설은 헛소문이거나 부상이 경미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ANI통신 등 인도 언론과 아프간 지역 매체는 3일 카불에서 바라다르 측과 또 다른 탈레반 간부 아나스 하카니 측 대원들이 권력 투쟁을 벌였고 총격전까지 벌였다고 전했다.
현지 소규모 매체인 판지시르 옵저버는 4일 트위터를 통해 바라다르와 하카니에 각각 충성하는 대원들이 판지시르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 갈등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저항군 소셜미디어 계정인 ‘북부 동맹’도 트위터를 통해 “바라다르는 심하게 다쳐 치료를 위해 파키스탄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탈레반 창설자 중 한 명인 바라다르는 평화협상단을 이끌며 탈레반의 대외 활동을 책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 중앙정보국(CIA)에 쫓기던 그는 2010년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체포돼 현지 감옥에 갇혔다가 2018년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원하던 미국의 요청으로 풀려났다.
지난달 15일 카불을 함락하고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은 현재 새 정부 출범을 준비 중이다.
바라다르는 새 정부에서 행정 조직 전반을 책임지는 요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