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 표기라고 조직위가 설명하고 있다” 주장
국제올림픽위(IOC), 과거 韓독도 주장 문제삼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일본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반도기의 독도를 빼라고 항의했던 기억을 뒤로 하고, 일본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지도에서 일본 국토의 일부로 독도를 표기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우리 정부가 도쿄올림픽 일본 지도에서 독도를 빼라고 항의했지만, 일본 정부는 2일 "수용하지 못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2일 총리 관저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전날 소마 히로마사(相馬弘尙) 한국 주재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성화 봉송 루트를 나타낸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를 일본 영토처럼 표시했다고 항의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가토 장관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보거나 국제법상으로 명백한 일본 고유 영토"라면서 소마 총괄공사를 통해 한국 측 항의에 대해 "일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반론을 폈다"고 말했다.
올림픽 대회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금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과 일본의 축구 3-4위전이 끝난 뒤 한국 선수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자, 경기에서 이겨 한국이 획득한 동메달을 해당 선수로부터 회수했다가 나중에 우여곡절 끝에 돌려주는 등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이번에 IOC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가토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이 문제를 제기하는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지도상의 독도 표기에 대해 "객관적 표기를 한 것이라고 조직위가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조직위'가 IOC인지 일본올림픽조직위(JOC)인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아울러 가토 장관은 올림픽 헌장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역할과 사명으로서 스포츠 선수를 정치적·상업적으로 부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한국에서 독도를 문제 삼는 행위를 정치적 움직임으로 규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본 측은 독도가 일본땅인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면서 오히려 이를 문제 삼는 한국을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5월 24일 일본올림픽위원회(JOC)에 독도 표시 시정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또 1일에는 외교부가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IOC에 적극적 중재를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하기로 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내 성화 봉송 코스를 소개하는 전국 지도에서 시마네(島根)현 위쪽의 독도 위치에 해당하는 곳에 쉽게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미세한 점을 찍는 방법으로 독도가 일본 땅인 것처럼 표시했다.
한국 정부는 2019년 7월 이를 처음 확인한 뒤 일본 측에 항의했고, 최근까지 일본이 이 지도를 수정 없이 사용한 것이 드러나 5월 24일 재차 주한일본대사관을 통해 시정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