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둘째주부터 상승세 이어져
인천·경기 아파트값 올 들어 7~8% 상승
의왕시 전용 84㎡도 11억원 돌파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50주 연속 쉼 없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규제와 집값 급등 피로감 등으로 거래가 주춤하지만, 집값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값이 뛸 때 비강남권은 ‘갭 메우기’를 노리고, 인천·경기 등의 추격에 서울 아파트값이 ‘갭 벌리기’를 시도하면서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6월 둘째 주(6월 8일 기준)부터 지난주까지 50주 연속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8월 넷째 주부터 10주간 0.01% 상승으로 횡보하다가 11월부터 서서히 오름폭을 확대, 올해 2월 첫째 주 0.10%까지 상승폭을 키웠다.
2·4 대책 발표 직후 0.09%로 오름폭이 줄기 시작해 4월 첫째 주엔 0.05% 상승을 보였으나, 4·7 보궐선거 전후로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이 집값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아파트값 상승률은 4월 둘째 주 0.07%를 기록한 뒤 꾸준히 올라 지난주 0.10%를 나타냈다.
전반적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강남권 초고가 단지가 끌어올리고, 수도권 중저가 단지가 밀어올리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재건축 사업 진척 기대감이 커진 강남구 압구정동 등에서 3.3㎡당 1억원 수준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비강남권이 더 저렴해진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 생겼고, 인천·경기의 일부 아파트값이 서울 수준을 넘어서면서 서울은 더 오를 수 있다는 심리도 생겨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남권 아파트값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월간주택동향 통계에 따르면 강남구의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23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2년 전과 비교해 540만원 오른 것이다. 서초구(1995만원), 송파구(1655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인천·경기에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정차 등 교통 개선 기대감이 확산한 데다 전세난에 따른 내 집 마련 수요 등이 몰리면서 집값이 급등한 지역이 속출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인천·경기 아파트값은 올 들어 각각 8.66%, 7.74% 올랐다. 이 기간 서울의 상승률(1.57%)의 4.9~5.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올 들어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경기 의왕시(17.89%), 안산 상록구(14.92%), 시흥시(14.81%), 인천 연수구(14.03%) 등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의왕시 내손동 ‘포일자이1단지’ 전용 137㎡는 이달 3일 신고가인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의 전용 84㎡도 이달 17일 최고가인 11억원에 손바뀜했다.
중개업계에서는 거래가 뜸한 상황에서도 수도권 아파트값이 서울을 바짝 추격하고 있어 매도인들이 쉽게 가격을 조정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말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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