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헤럴드부동산포럼 패널 이재국 교수
“집을 파는 게 손해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
“‘매물 잠김 현상’ 해소하는 데 집중 필요”
“1기 신도시 용적률 완화 등 필요”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문재인 정부 주택 정책은 집주인 입장에서 지금 집을 팔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시장에 주택 매물이 부족합니다. 세금 규제를 강화해 억지로 팔도록 강제하는 분위기인데, 집주인들은 버티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문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는 26일 ‘헤럴드 부동산포럼 2021’ 패널로 참석하는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주택 정책에 대해 한마디로 “주택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하는 정책‘이라고 표현했다. 기존 주택 매물이 돌도록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교수는 20년 간 대학교에서 건축학과 교수를 하다가 퇴임 후, 은행 PB(프라이빗 뱅커) 등 전문가를 상대로 부동산 재테크, 상담 기법을 강의하는 강사로 유명하다. 건축학과 교수에서 재테크 전문가로 변신한 특이한 이력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 교수에 대해 “가장 따라 하고 싶은 강의”라고 했을 정도로 인기도 많다.
‘전문가들의 전문가’로 불리는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이 주택시장에 매물이 돌게 하지 않고 막히는 쪽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 때 가장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양도소득세 중과’뿐 아니라, 1주택자조차 집을 거래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대표적인 사례로 2017년 8·2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보유했을 때 적용하는 ‘2년 실거주 요건’을 꼽았다. 2018년 8월 2일 이후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사면, 1주택자라도 2년 실거주 해야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도록 한 정책이다.
“생각해 보세요. 대부분 서민들은 자금 사정상 기존 주택을 살 때 전세를 낍니다. 2017년 8월 이후 집을 샀다고 생각해 보세요. 집값은 엄청 올랐어요. 당연히 좋긴 하겠죠. 그런데 그 집엔 못 들어갑니다. 왜냐면 서민 대부분에겐 여전히 임차인에게 내어줄 전세보증금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1주택자라고 은행대출도 안해 줍니다. 실거주 요건을 채울 방법이 없어요. 2년 실거주 요건을 못채우니 집값이 올랐다고 팔면 시세차익의 상당금액을 양도세로 내야 합니다. 그러면 다른 집도 다 올라 살 수 있는 집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 대부분 ‘그냥 이대로 살자’ 이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이 교수는 “세금과 대출정책 등을 포괄해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주택 거래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당장 일시적으로 조금 오를 수 있지만, 중장기 차원에선 더 큰 폭등, 시장 왜곡을 막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수도권에 새롭게 대규모 택지지구를 개발하는 건 그다지 좋은 주택공급 방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새로 개발하는 것보단 기존 1기 신도시를 고밀화하거나, 수요가 많은 도심에 더 많이 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1기 신도시가 본격적으로 재건축을 할 때가 됐어요 그런데 아파트 밀집지역인 1기 신도시 용적률은 기껏해야 150~200% 정도밖에 안됩니다. 서울 도심 고밀화가 부담스럽다면 1기 신도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1기 신도시는 기반 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수요가 있는 곳에 새 주택을 공급하는 효과도 다른 신도시 보다 확실합니다.”
이 교수의 보다 자세한 의견은 이달 26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개최하는 ‘헤럴드 부동산포럼 2021’에서 들을 수 있다. 포럼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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