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왼쪽의 중국인, 오른쪽의 캄보디아인. 누가 더 매력적인가요?”
틱톡에 가수 아이유의 국적을 중국으로 표시한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한 중국인이 딥페이크 기술이라고 의심할 정도의 과한 보정을 사용해 ‘아이유 닮은꼴’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데 이은, 두 번째 ‘차이유(차이나+아이유)’ 논란이다. 유명 연예인의 국적을 오해할 만한 콘텐츠가 방치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쇼트폼 기반의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에서는 최근 게재된 한 아이유 영상이 화제다. 아이유의 공연 영상과 또 한 명의 젊은 여성의 영상을 붙여 만든 콘텐츠인데, 아이유 쪽에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또 다른 여성 쪽에는 캄보디아 국기를 넣었다. 해당 콘텐츠 설명란에는 간체자로 ‘중국인(#中国人)’ 및 ‘캄보디아(Cambodia)’라고 해시태그를 달았다. 두 여성 중 누가 더 매력적인가를 판단하도록 유도하는 콘텐츠다.
당장 수많은 한국 이용자가 한국어·중국어·영어 등으로 항의 메시지를 남겼다. ‘K-팝’에 관심이 적은 외국인들이 이 콘텐츠를 보고 아이유를 중국인으로 오해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해당 계정에는 비슷한 영상 두 개가 올라왔는데, 이 중 하나에 댓글이 수천개에 이르자 운영자가 댓글 기능을 중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유의 국적 표기는 바뀌지 않고 있고, 여전히 적지 않은 외국 이용자가 국적에 대한 의심 없이 둘 중 누가 더 매력적인지만 답변하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이 영상을 올린 계정은 온라인상에서 유명한 연예인 및 인플루언서들의 영상을 퍼 날라 국적을 표기하고 비교하는 콘텐츠를 다수 게재하고 있다. 문제는 국적 판단이 자의적이라는 데에 있다. 아이유 관련 영상에서 캄보디아 국적으로 표기된 여성도 또 다른 콘텐츠에서는 베트남 국적으로 설명돼 있다. 의도적으로 아이유를 중국인으로 둔갑시키려던 건 아닌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운영자의 국적도 중국이 아닌 캄보디아로 보인다. 이에 ‘무작정 화를 내기보다는 국적이 잘못 표기됐음을 인식시키자’는 취지의 한국 이용자 댓글도 달려 있다.
아이유의 국적을 오해하게 하는 콘텐츠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틱톡 영상을 게재하는 중국의 한 뷰티크리에이터는 아이유와 똑 닮은 얼굴로 전 세계적 관심을 얻었다. 오목조목한 이목구비에 화려한 염색과 의상·손짓 등 아이유를 연상케 하는 특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하지만 올해 초 해당 여성의 닮은꼴 외모가 실제로는 정보기술(IT)을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로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틱톡에 올린 영상 중 하나에서 보정 효과의 적용이 지연되는 찰나, 아이유와 전혀 닮지 않은 ‘민낯’이 드러난 것이다.
누리꾼은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했다. 딥페이크 기술이란, 인공지능(AI)기술을 이용해 실제 존재하는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합성한 영상편집물을 뜻한다. 국내 네티즌은 ‘황당하고 무섭다’ ‘다른 나라 연예인의 얼굴을 이렇게까지 따라 할 이유가 있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