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은 중국 옷” 유튜버… ‘영상 싫어요’ 숫자 감추나
“한복은 중국 '한푸'에 영향을 받았다”는 중국 유튜버의 영상에 달린 '좋아요' '싫어요' 숫자가 표기된 화면. [유튜브 화면 캡처]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유튜브가 ‘싫어요’ 숫자를 감추는 실험을 한다. 콘텐츠 창작자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유튜브 영상에 만연한 혐오 정서를 정제하는 긍정적 효과와 더불어 적극적 의사표현 일부도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튜브는 30일(현지시각)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창작자가 등록한 콘텐츠에 ‘싫어요’를 보여주지 않는 실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트위터를 통해 “‘싫어요 캠페인’에 대한 창작자들의 피드백에 대응해 우리는 사용자에게 ‘싫어요’ 숫자를 안 보이게 하는 방식의 디자인을 실험하고 있다”며 “당신이 실험의 대상이라면 앞으로 몇 주 이내 이런 디자인 중 하나를 발견할 것”이라 전했다.

기존 유튜브 영상에서는 영상에 대한 시청자의 의견 반응 수단으로 ‘좋아요’와 ‘싫어요’의 숫자가 그대로 공개됐다. 유튜브 실험에 따르면 ‘좋아요’ 숫자는 그대로 나타나지만 ‘싫어요’ 숫자는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창작자는 여전히 유튜브 스튜디오에서 ‘싫어요’ 수를 확인할 수 있다.

“한복은 중국 옷” 유튜버… ‘영상 싫어요’ 숫자 감추나
[유튜브 트위터 캡처]

유튜브 실험은 ‘싫어요’ 수가 창작자의 정신건강을 해친다는 창작자의 의견이 반영됐다. 유튜브 콘텐츠에 달리는 ‘싫어요’ 수는 한 영상에만 수백만개가 달리기도 한다.

2011년 당시 13세 소녀 레베카 블랙이 올린 ‘Friday’ 영상에는 120만개의 ‘싫어요’가 달려 그 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할 수 없는 혐오와 조롱으로 그녀는 우울증에 시달리며 학교를 자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향후 본 서비스로 안착한다면 이 같은 혐오 정서로 인한 창작자의 피해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적극적 의사표현도 일부 제한될 수 있다. ‘싫어요’는 그간 시청자의 적극적인 피드백이자 각종 허위 콘텐츠를 견제하는 역할도 했다. 가령 ‘한복은 중국 한푸에서 기원했다’는 중국 유튜버 시인의 영상에는 한국 네티즌이 3000개 이상의 ‘싫어요’를 누르며 의견을 표한 바 있다. 특히 해외 사업자인 유튜브의 경우 처벌과 제재가 제한돼 ‘싫어요’ 수가 실질적 견제 역할도 해왔다.

한편 ‘좋아요·싫어요’를 감추는 작업은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진행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좋아요’ 수를 보여주지 않는 기능을 2019년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