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보상 예정지서 경·공매로 수익 창출”
“관건은 좋은 개발사업 정보 확보”
올해 토지보상금 50조원 풀리는데…
“수도권 유망지역 지가변동 있을 것”
주목해야 할 지역으로는 용인·김포 지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땅 투자에는 큰돈이 필요하고 오래 걸릴뿐만 아니라 변수가 크다고 합니다. 물론 그렇죠. 그러나 토지보상과 만나면 다릅니다. 매수자가 정해져 있고 매수시기도 어느 정도 나와 있어요. 토지의 낮은 환금성을 높여줄 수 있죠. 개발사업 정보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부동산개발정보 플랫폼 지존을 이끄는 신태수 대표의 토지투자 접근법은 달랐다. 그의 주전공인 경·공매와 토지보상을 접목했다. 각종 개발사업 정보를 수집해 분석한 뒤 해당 지역의 경·공매 물건을 찾아 투자하는 식이다.
신 대표는 지난 16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전국 각지에서 크고 작은 개발사업이 진행된다. 좋은 정보를 찾아 개발예정지에 편입된 경·공매를 찾거나 인근 수혜지역을 공략하는 것이 실패하지 않는 토지투자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경매시장에 오래 몸담아온 신 대표가 토지보상에 눈을 뜬 건 직접 설립한 첫 회사가 적자에 허덕이던 2000년이었다. 그는 택지개발을 앞둔 죽전지구의 한 땅을 경매로 낙찰받았다. 토지보상을 6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양도소득세로만 8억원을 냈다. 그는 “토지보상과 경매가 만나면 저가매수에 환금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토지보상 경매의 가능성을 본 것이다.
각고의 노력에도 회사는 문을 닫았고 신 대표는 경매 자문을 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경매가 대중화되면서 고수익 창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지만 토지보상과 연계하니 길이 보였다”고 회고했다. 2~3년간 1억원의 종잣돈을 모은 신 대표는 직접 투자에 뛰어들었다. 몇 차례 토지보상 경매로 수익을 거둔 뒤 그는 토지보상 분야에 전념하게 됐다.
“토지보상 투자에선 정보가 중요합니다. 개발정보는 정말 많아요. 그러나 모두 흩어져 있죠. 개인이 하나하나 찾아보며 사업 진행상황까지 따라가기가 쉽지는 않아요.” 신 대표가 지존을 설립한 이유다. 지존은 전국의 토지개발정보, 관련 문서와 더불어 이미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한 향후 사업 추진 절차와 보상가 추정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신 대표는 “토지보상 투자로 돈 버는 사람만큼 망한 사람도 있다. 보상가를 사업인정 시점 기준으로 정한다는 점을 모르고 투자했다고 낭패를 보기도 하고 사업 지연을 모른 채 덜컥 투자하기도 한다. 민간사업의 경우 취소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그야말로 정보가 힘인 시장이다.
올해 3기 신도시를 포함해 토지보상으로 풀리는 돈은 50조원에 달한다. 토지시장에 큰 장이 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신 대표는 “보상금의 90%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막대한 돈이 풀리기 시작하면 수도권 유망지역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지가변동도 수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주택시장은 규제도 많고 이미 많이 올랐다. 눈을 돌려 투자처를 다원화해야 한다. 토지시장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땅 투자는 어려워만 보인다. 신 대표는 “전국을 들여다보면 곳곳에서 운동장을 짓는다거나 체류형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등의 다양한 개발사업을 한다. 잘 아는 지역부터 개발정보를 살피고 점차 범위를 넓혀나가면 어렵지 않다”고 했다. 땅값이 싼 곳, 공공주택지구보다는 산업단지나 도시개발사업이 이뤄지는 곳을 노리는 것이 좋다고 그는 조언한다. 인접지역까지 수용되는 곳은 피해야 한다.
주목해야 하는 지역으로는 용인과 김포를 꼽았다. 용인에서는 현재 275만㎡ 규모의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도시개발사업을 포함해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 제2용인테크노밸리 일반산업단지 등이 진행되고 있다. 신 대표는 “토지보상금 규모도 크고 여러 사업으로 인접지역 땅값 상승 시너지 효과가 수도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과 더불어 각종 산업단지사업이 진행되는 김포의 미래도 밝게 봤다. 그는 “산단이 늘어난다는 것은 젊은 층의 유입을 의미한다. 배후 주거지 확보와 상권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