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직전에도 강남 대치·노원 중계 전세거래 “뚝”
지난해 하반기 전세난 여파로 갱신 수요 증가
가격은 갱신 전세계약 낮게, 신규는 높게 형성
정비사업 이주 수요 지역은 전세가 상승세 지속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전세난이 ‘교육열’도 집어 삼켰다. 서울 강남 대치동, 목동과 중계동 등 전통적인 학군 수혜지역 전셋값이 새학기를 앞둔 겨울방학에도 잠잠했다. 지난해 하반기 전례없던 전세파동에 자녀 교육을 위한 이사조차 꿈꾸지 못한 것이다.
새해들어 부쩍 줄어든 전월세 거래건수는 이를 뒷받침한다. 18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대표적인 8학군 내 학원 밀집지역인 강남구 대치동의 올해 1월과 2월 전·월세 거래 건수는 164건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565건의 29%에 불과한 수치다.
양천구 목동 역시 1월과 2월 전·월세 거래건수는 256건으로 1년 전 642건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강북 대표 학원가인 노원구 중계동도 229건으로 1년 전 627건의 37%에 불과했다.
가격은 갱신되는 전세계약은 낮게, 가끔씩 나오는 신규계약은 높게 형성되는 이중적인 모습이다. 8학군 입학과 전학을 노린 전세 수요가 대부분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1월과 2월 전세 가격은 4억원 후반에서 6억원 사이에서 주로 형성됐다. 지난해 7월말 임대차2법 발효 이후 한 때 10억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전세난으로 자녀 교육을 마친 가구까지 계속 전세로 머물면서 5% 상한에 묶인 갱신이 많이 이뤄진 까닭이다. 반대로 신학기와 진학에 따른 신규 유입 수요는 턱없이 오른 전월세 가격에 주춤거리고 있다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1분기 3억원 초반대에서 시세가 이뤄졌던 노원구 중계동 건영 2단지 역시 올해 1월과 2월 비슷한 가격에 단 2건만 전월세 계약이 성사됐다. 한국부동산원은 2월 셋째 주 서울 전셋값은 0.08%올랐다고 밝혔다. 서울 전셋값은 1월 셋째주 0.13%를 시작으로 4주 연속으로 오름폭을 축소하며 2월 셋째주 0.08%에 이르렀다.
지역별로는 성북구가 0.14%로 가장 많이 오른 가운데 성동구·중랑구(0.13%), 노원구·은평구(0.12%), 관악구(0.10%) 등이 상대적인 강세를 이어갔다. 대부분 학군보다는 저렴한 전세, 또는 직장과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입지가 양호하거나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설 연휴와 새 임대차법에 따른 이사 수요 감소로 상승 폭은 축소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배 가까이 상승했던 전세가격의 여파, 이에 따른 갱신 수요의 증가로 과거와 같은 학군 특수가 다소 빛바랬다는 분석이다. 강남의 한 중계업소 관계자도 “지난해 하반기 전월세난에 서둘러 학군 이사를 마친 경우도 많았다”며 과거와 다른 양상을 전했다.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