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김정은은 아이폰? 북한 사람들의 손전화기(휴대폰)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아이폰(휴대폰), 맥북(노트북), 아이맥(데스크톱)을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각종 사진 속에 등장한 애플사 최신제품은 그를 비공식 ‘애플빠(충성 고객)’로 각인시켰다.
동시에 북한은 과학기술력을 선전하며 휴대폰, 컴퓨터 등 IT기기를 비롯 운영체제(OS)까지 자체 개발해왔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은 실제 어떤 손전화기를 사용할까. 북한에선 휴대폰, 스마트폰을 손전화기로 부른다.
북한 IT 실상은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과 외신, IT 분석툴 등을 바탕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이를 종합하면 북한은 자체 스마트폰 제조사를 운영 중이다. 북한식 터치폰인 ‘평양터치’와 아리랑 모델을 생산하는 아리랑정보기술사, ‘진달래’ 제품을 생산하는 만경대정보기술사가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푸른하늘’을 제작하는 푸른하늘연합회사, ‘길동무’의 광야무역회사, ‘철령’을 생산하는 보통강새기술개발소 등이 있다.
북한은 제조사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을 자체 개발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초 ‘조선의 오늘’은 북한의 신형 스마트폰인 ‘진달래7’을 공개했다. 만경대정보기술사의 자체 기술력으로 만들었으며 인공지능(AI)와 증강현실(VR)을 도입해 음성인식, 얼굴식별 등에서 높은 정확도를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락처나 문자메시지 전송 창이 아이폰과 흡사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지난해 기준 북한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은 아리랑, 평양, 진달래, 푸른하늘, 길동무 등 5종이다.
전문가들은 갤럭시나 아이폰 등 최신형 스마트폰과 비교해 1~2년 가량 뒤쳐진다고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중국계 제조사의 구형 모델의 부품 또는 완제품으로 수입해 판매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제조사가 부품 조립을 하고 운영체제 및 기본 어플리케이션 탑재 등 현지화 작업을 거쳤다는 설명이다.
북한의 이동통신 서비스는 3세대(G) 수준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 휴대폰 가입자 수는 600만명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원활한 통신망을 제공받지 못한다. 당국이 주 외부세계 연결을 차단하기 위해 스마트폰의 인터넷 접속 기능을 막은데다 와이파이도 탑재하지 않았다. 대신 자체 인트라넷 ‘광명망’을 통해 자료 검색과 다운로드 등을 가능케 했다. 아리랑171 등 일부 스마트폰 모델에는 와이파이가 탑재됐지만 별도 접속 앱을 만들어 당국이 접속자를 관리·추적하고 있다.
북한 주민은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쇼핑, 게임 등 서비스를 즐긴다. 일본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북 스마트폰으로 만물상(연풍상업정보기술사), 은파산(조선은파산정보기술교류소), 옥류(인민봉사총국) 등 온라인 쇼핑몰 이용이 가능하다. 만물상은 하루 접속 건수가 7만건에 이른다. 옥류에 접속하면 옥류관 냉면을 택배로 주문할 수 있다. ‘태권도 강자대결’ ‘배드민턴 강자대결’ 등 게임 앱도 인기를 끌고 있다.
IT분석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모바일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82.46%), iOS(17.54%) 비율로 나타났다. 북한의 OS 시장 점유율은 윈도우(66.7%), 안드로이드(23.55%), iOS(5.13%) 순이다. 북한은 앞서 윈도 OS를 주로 사용해왔으나 독자 OS ‘붉은별 3.0’을 개발한 뒤 대부분 컴퓨터에 이를 탑재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