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창원 올 들어 5~6억원 오른 단지 등장
대구 중형 아파트가 15억원 안팎 거래
지방 아파트 매매량도 10년간 최고치 기록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울산 남구 문수로 아이파크 2단지는 지난 3일 110㎡(이하 전용면적)가 14억3000만원 신고가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의 올해 첫 거래였던 4월 8일 매매가격은 8억6000만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5억7000만원이 올랐다.
정부가 규제지역을 잇달아 지정하면서 갈곳을 잃은 돈이 전국을 떠돌며 집값을 올리고 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오른다’ 전망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전국의 11월 KB부동산매매가격전망지수는 121.6으로 2013년 4월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이 지수는 KB국민은행의 회원 공인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앞으로 시장 움직임을 물어 작성하며, 0부터 200까지의 범위로 100을 넘길수록 상승 전망이 우세함을 뜻한다.
전국 부동산값이 오른다고 본 데에는 지방 부동산 시장 전망이 강한 상승을 띤 데서 나타났다. 6대 광역시(126.7)을 비롯해 강원(119.7), 충남(120.1), 전북(114.9), 경북(126.8), 경남(129.0), 기타지방(119.5) 등도 모두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강한 상승 전망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142.8), 울산(142.5)의 11월 상승 전망은 전국에서 최고치로, 140을 넘는 매매가격전망지수는 세종시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처음이다.
지방 주요 핵심지 아파트에선 연일 최고가에 매매계약서를 쓰고 있다. 대구에선 10월 수성구의 빌리브범어 84㎡가 15억3000만원에 첫 15억원을 넘겨 거래된 후, 11월에는 범어라온프라이빗 2차 같은면적도 14억9500만원 신고가를 기록하며 15억원 턱밑까지 올랐다.
창원시 용호동 용지더샵레이크파크는 119㎡가 11월 25일 14억5000만원 역대 최고가에 팔렸다. 이 아파트의 올 1월 매매가격은 9억7500만원이었다.
전주에서도 지난달 처음으로 10억원이 넘는 거래가액이 나왔다. 에코시티더샵2차 117㎡는 지난달 3일 11억원 신고가에 거래됐다.
지방 아파트 거래도 크게 늘었다. 직방이 한국감정원의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10월까지 지방 5개 광역시 및 기타 지방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각각 16만1000건, 20만9000건으로 모두 37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매년 10월까지 같은 기간 지방 아파트 거래량을 비교했을 때, 2011년(37만1000건) 이후 가장 많은 양일 뿐만 아니라 지난해 같은 기간 21만8000건(5개 광역시 9만4000건, 기타지만 12만4000건) 보다 15만2000건이나 많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섣부른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지방일수록 특정 아파트 단지만 선호되는 등 가격 움직임이 매우 좁은 단위로 차별화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권의 부동산 전문가는 “지방에서도 역세권이나 학군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지방 도시일수록, 일부 단지에서 가격 움직임이 초슬림화돼 나타나기 때문에 실수요자가 아니고선 가격 상승 기대감에 투자에 나서선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yjs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