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한명숙·이석기 유력 거론
행사할 때마다 특혜논란 반복
정치결단과 일반 법감정 차이
일정한 제한장치 둬야 지적도
문재인 대통령이 올 연말 네 번째 특별사면을 할 예정이다. 정치적 관심을 받는 인물로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거론된다. 법무부가 최근 전국 검찰청에 형 확정판결로 피선거권이 제한된 인사의 명단을 보내라고 지시한 점을 감안하면 정치인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4면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항상 특혜 논란이 일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뇌물과 알선수재, 알선수뢰, 배임, 횡령 등 ‘5대 중대 부패 범죄’에 대해서는 사면을 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이광재 전 도지사를 복권시켰고, 이 전 지사는 곧바로 올해 4월 치러진 총선에 출마해 당선했다. 측근을 정치무대에 복귀시키기 위해 공약을 어겼다는 비판이 일었지만, 청와대와 법무부는 ‘5대 중대범죄가 아니다’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이 전 지사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사실상 뇌물이나 다름없었다.
헌법은 입법·사법·행정의 3권분립 원칙을 규정하면서도 사면권을 오로지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특정인이 아니라, 특정 범죄를 지정해 단행되는 일반사면의 경우에는 국회의 동의를 얻도록 제한을 뒀지만, 정작 논란이 생기는 것은 대상을 지정하는 특별사면이다.
법원이 독립적인 판단하에 내린 판결을 대통령의 결단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한 제한을 둬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 단행된 2017년 연말 특사에선 총 6444명이었고, 2019년 3·1운동 100주년 기념 특사 땐 총 4378명이었다. 지난해 말 단행된 특사에선 총 5174명에 달했다. 재판을 받는 대통령 측근이 사면을 기대하고 항소나 상고를 포기하고 일찌감치 형을 확정짓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진다. 이명박 정부에서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로 실형을 선고받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한 것은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의한 것이었지만, 일반인의 법 감정을 저해했다는 논란이 빚어진 사례로 남았다.
법조계, 특히 법원에서는 대통령 사면권 행사에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해외에도 사면이 제도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폐지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예측 가능한 기준을 설정하거나, 자의적인 권한 행사가 어렵도록 제어장치를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마련한 대통령 개헌안에는 특별사면의 경우 독립기구인 사면위원회 심사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아직 개헌 논의가 구체화하지는 않고 있다. 좌영길·안대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