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R 지분 4.6% 4800억에 매각…투자원금 회수

3년만에 총 지분가치 1조2600억원으로 2.5배 ‘껑충’

‘투자 선순환 구조’ 실현…투자형 지주사 새 모델

[헤럴드경제 천예선 기자] SK㈜가 글로벌 물류회사 ESR의 보유지분 4.6%를 4800억원에 매각했다.

SK㈜는 ESR 보유지분(11.02%) 가운데 4.6%(1억4000만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고 17일 밝혔다. 매각대금은 4800억원 규모로 이번 매각으로 SK㈜는 투자원금 4900억원을 회수했다. SK㈜가 최초 취득한 ESR 지분(11.0%) 가치는 1조 2600억원으로, 투자원금과 비교하면 2.5배 증가한 수치다.

투자형 지주사를 표방한 SK㈜가 ‘투자 선순환 구조’를 실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SK㈜는 이번에 지분을 매각하고도 ESR 지분 6.4%를 여전히 보유 중이다. 나머지 지분 가치는 약 7400억원(16일 종가 기준) 수준이다.

2011년 설립된 ESR은 중국 기반 글로벌 물류 인프라기업이다. 전 세계 물류센터 약 270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마존, 알리바바, JD닷컴 등 글로벌 고객사만 200여곳에 달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최신식 물류 인프라를 갖춘 ESR의 경쟁력이 주목 받았다.

SK㈜는 ESR이 상장되기 전인 2017년 8월과 2018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차익을 실현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1일 홍콩증시에 상장은 기업가치 제고의 기폭제가 됐다. 이커머스(E-commerce) 시장 성장이 가속화하면서 ESR 주가는 공모가(16.8홍콩달러) 대비 약 47%까지 상승했다.

SK㈜는 앞으로 ESR 지분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향후 시장상황을 보면서 블록딜을 계속할 예정으로 ESR의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차익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은 SK㈜가 2017년 장동현 사장 부임 이후 강공 드라이브를 걸어온 ‘투자형 지주회사’에 결실을 본것으로 평가된다. 그룹내 재무통인 장 사장은 취임 당시 SK를 적극적으로 새로운 사업영역을 탐색하고 발굴하는 ‘투자형 지주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후 글로벌 기업 지분 투자에 적극 나서며 바이오제약, 소재, 모빌리티, 배터리 등 신사업 분야 15개 업체 이상에 투자하고 있다. 자체 기술력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초기단계 기업에 투자해서 기술을 선점하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시딩(Seeding)’ 투자 전략의 일환이다.

SK㈜는 올해 SK바이오팜 상장, SK E&S 중간배당, ESR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미래 성장 동력사업에 재투자해서 투자 선순환 구조를 갖출 방침이다.

특히 CMO(원료의약품 위탁생산) 통합법인 SK팜테코는 SK㈜의 100% 자회사로, SK바이오팜을 이을 차기 상장 후보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SK㈜가 그간 확보한 현금과 이번 ESR 지분매각 대금 등을 재원으로 특별배당 등 주주환원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는 투자이익을 실현하면 이를 배당 재원으로 주주와 공유하는 배당정책을 가지고 있다.

SK㈜ 관계자는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SK㈜는 국내의 다른 지주회사와 비교할 수 없는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의 투자 회수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ESR과 같은 투자 성과 실현이 지속될 것이며, 시장의 기대에 걸맞는 투자 선순환 구조 실현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